건축 심의관련 3곳에 앉혀
“인척 임명 부도덕” 비판에
“건축사로 능력 갖춰” 해명
“인척 임명 부도덕” 비판에
“건축사로 능력 갖춰” 해명
진익철 서울 서초구청장이 도시계획·건축 심의 관련 위원회 세 곳에 자신의 처남을 위원으로 위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감사원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측근 인사 비리를 문제삼은 가운데 이런 사실이 드러나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서초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초구는 지난해 9월 건축위원회와 건축민원조정위원회 위원 가운데 임기가 끝났거나 사퇴한 이를 대신해 진 구청장의 처남인 김아무개씨를 임명했다. 김씨는 같은 해 11월 구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에도 위촉됐다. 잇따라 구 산하 3개 위원회의 위원직을 맡은 것이다.
15~25명으로 구성되는 자치구의 위원회에는 당연직 공무원과 구의회 의원, 외부위원인 민간인 전문가가 참여한다. 2년 임기인 외부위원의 경우 관련 전문가 협회나 학계의 추천을 받아 자격을 검토한 뒤 구청장의 최종 결재를 받아 위촉한다. 건축사무소 대표인 김씨는 서울시 환경영향평가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나, 민선 1~4기의 서초구 위원회에서는 전혀 활동한 적이 없다.
김씨는 지난 3월 개인 사정을 이유로 건축민원조정위원회 위원은 그만두고, 지금은 2개의 위원직만 맡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위원회 중복 위촉이 불법은 아니지만 각종 심의를 다루는 건축이나 도시계획위원회는 노른자위에 속한다”며 “자격조건을 갖췄다 해도 구청장이 자신의 인척을 그런 자리에 앉히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진 청장은 “(김씨가) 건축사 자격을 가지고 있고 서울시에서 환경영향평가위원을 하는 등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서초구민을 위한 일을 맡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구설수도 생각했지만 (김 위원이) 구청장과의 관계 때문에라도 오히려 신중하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내 판단이 치우쳤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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