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벽만으론 한계” 대책 시급
* 토석류 : 진흙과 돌이 섞인 물
* 토석류 : 진흙과 돌이 섞인 물
서울 우면산 일대를 덮친 물과 흙더미의 ‘위력’은 산 위쪽에서 돌과 나무까지 끌고 내려오면서 배가됐다. 이번 폭우가 일으킨 산사태의 다수는 ‘토석류’(진흙과 돌이 섞인 물)가 일으킨 참사였다. 기후변화로 토석류의 위험이 커지면서 철저한 대비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토석류의 발생이 눈에 띄게 는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토석류를 포함한 산사태의 연평균 발생 면적이 1980년대엔 231㏊였으나, 2000년대 이후 713㏊로 급증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형 태풍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주택 뒤에 옹벽을 쌓는 일반 산사태 대응방식과 달리, 훨씬 먼 곳까지 덮치는 토석류를 막으려면 그에 걸맞은 방재시스템이 필요하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 바닥을 계단 형태로 만들어 물의 속도를 완화하거나 하류 쪽에 사방댐을 설치해 토석류가 주택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건혁 서울대 교수는 “우면산과 춘천의 산사태는 토석류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현재 토석류 피해 현황은 따로 집계되지 않고 있고,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산사태 위험지역을 토석류와 일반 산사태 위험구역으로 나눠 관리하지도 않는다. 산림청은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완성한 ‘토석류 피해 예측 지도’를 토대로 내년부터 토석류 관리 강화를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기존 사방댐은 폭우만 오면 흙과 나무로 꽉 차버려 토석류를 막아내기 힘들다”며 “토석류 위험이 예상되는 곳을 집중 관리해 대피시스템을 갖추거나 위험지역엔 아예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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