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재해보다 ‘집값 하락’ 걱정하는 사회

등록 2011-07-31 20:49수정 2011-07-31 21:35

일부 주민 위험지구 지정 꺼려
지자체 17%만 풍수해 저감 계획
집값이 떨어질까봐 ‘자연재해 위험지구’로 지정되는 데 반발하는 집주인과 부동산 소유자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재해 대책 시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침수위험지역 정비사업’ 관련 보도자료를 보면, 서울 서초·용산·강서·양천구가 자연재해 위험지구로 지정한 서초구 방배동 사당천 일대 등 4개 지구는 모두 하천과 도로 등의 공공용지로, 실제 침수피해를 본 주택이나 상가 등 사유지는 한 곳도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 27일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일대도 2006년 서초구가 위험지구로 지정했지만, 공공용지인 도로만 관리 대상에 들어가 있다.

자연재해 대책법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상습침수지역, 산사태위험지역 등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자연재해 위험지구로 지정·고시하게 돼 있다. 위험지구로 지정되면 중앙정부가 정비사업 예산의 60%를 지자체에 지원하기 때문에, 지자체로서는 위험지구 지정이 정비사업 추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위험지구 내 부동산 소유주는 지자체의 재해 예방에 필요한 점검·정비 등의 의무를 지게 되고, 건축·형질 변경 등에도 제한을 받게 돼 집주인들은 위험지구 지정을 꺼리고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지난 4월 위험지구를 지정할 때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발해 사유지를 제외하고 공공용지만 포함해도 정비사업 공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근영 강남대 교수(도시공학)는 “지자체에서 주민 반발이나 중앙정부 지원예산을 제외한 추가예산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재해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을 누락시키거나, 임의적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험지구에 대한 엄격하고 과학적인 기준을 만들어 지자체장이 임의로 지정하게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초자치단체가 5년마다 ‘풍수해저감 종합 계획’을 세우도록 한 자연재해 대책법이 시행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종합 계획을 세운 곳은 전체 228개 기초 지자체 가운데 38곳(1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 대책법은 지자체가 하천·내수·사면·토사·해안·바람재해 등 6개 분야에 걸쳐 지역별 특성을 파악해, 풍수해 위험지구를 지정하고 위험 순위별 투자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민간업체 연구용역을 통해 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많이 들고, 분석에 오랜 시간이 걸려 지자체들의 추진 실적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산사태 피해를 본 서초구는 지난해 말 종합 계획을 세웠지만 “공개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문제로 주민들이 반발할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공익형 노인일자리에 억대 재산가 ‘수두룩’
부자 마을 수해? 더 서러운 ‘강남의 그늘’ 비애
파주, 구제역 매몰지 침수…20만명 식수원 오염 비상
‘빨간 책’을 봤다
‘뉴스 오브 더 월드’ 브룩스 절친마저 도청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