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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민원 빌미로 이용객과 이간질” 서울역 노숙인 퇴거 반발 확산

등록 2011-08-01 21:07수정 2011-08-01 22:07

 한국철도공사가 오는 22일부터 서울역 역사 안에서 노숙인들이 잠자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가운데, 1일 오후 한 노숙인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역사 밖 유리벽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한국철도공사가 오는 22일부터 서울역 역사 안에서 노숙인들이 잠자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가운데, 1일 오후 한 노숙인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역사 밖 유리벽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철도공사 “22일부터 시행”
1일 오후 서울역 광장 큰길 옆 인도에는 노숙인 30여명이 상자와 돗자리를 깔고 모여 앉아 있었다. 서울역이 이날부터 노숙인을 퇴거시킨다는 소문이 돌면서 대합실과 상가 근처에 모여 있던 노숙인들이 자리를 옮긴 것이다.

노숙인들은 “오늘부터 쫓아낸다더니 안 쫓아낸다”며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였다. 노숙한 지 10년이 됐다는 송아무개(45)씨는 “영등포역에 있다가 10년 전에 이곳으로 왔는데, 여기서도 쫓겨나면 달리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15년째 ‘서울역 노숙인’인 허아무개(52)씨도 “지난주부터 밤 10시30분이면 대합실에 텔레비전을 꺼버리고 11시가 되면 덩치 좋은 사람들이 순찰을 돌며 나가라는 눈치를 준다”며 퇴거 작업이 사실상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역의 이런 방침 때문에 노숙인들은 폭우가 퍼부은 지난 1주일 동안 축축한 바닥에 깔고 잘 상자를 구하느라 전쟁을 치렀다. 노숙 경력 6개월째라는 홍아무개(55)씨는 “근처 마트에서 상자를 구하곤 하는데, 요즘엔 그곳 직원들이 상자를 못 가져가게 하는 경우가 있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아무개(67)씨도 “비 올 때 밖에서 자기도 했는데, 많은 비가 오니 무섭기까지 하더라”며 “앞으로도 비가 더 온다는데 걱정스럽다”고 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오는 22일부터 야간에 서울역사 내에서 노숙인들이 잠자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사 쪽은 지난달에도 같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사 쪽 관계자는 “최근 들어 노숙인과 관련된 이용객들의 민원이 많이 늘고, 노숙인 범죄도 급증했다”며 “새벽 1시30분부터 3시간 동안은 역사 출입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홈리스행동 등 노숙인 인권단체와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서울역과 철도공사의 조처는 민원을 빌미로 이용객과 홈리스를 이간질하는 짓”이라며 “노숙인 강제퇴거 방침을 철회하고 공공역사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라”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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