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SK 수사 등
한달 넘도록 제자리 걸음
총장 인사 앞 ‘MB 질타’ 곤혹
한달 넘도록 제자리 걸음
총장 인사 앞 ‘MB 질타’ 곤혹
4일과 8일에는 각각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와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새 장관과 총장이 임명되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부장검사 인사가 이뤄진다. 수장의 교체와 더불어 부장검사 인사까지 앞둔 상황이어서 “분위기가 좀 들떠 있다”는 게 검찰 스스로의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야심차게 착수했던 부산저축은행과 에스케이(SK) 관련 수사는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 혐의 등으로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광수(54)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구속 기소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가다 김해수(53)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의 구속영장을 기각(6월27일)당한 뒤 한 달여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중수부 폐지를 두고 논란이 한창일 때 “수사로 말하겠다”던 김준규 전 검찰총장의 호언이 무색할 정도다.
수사팀의 가장 큰 고민은 정·관계 로비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로비스트 박태규(72·캐나다 체류 중)씨의 신병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박씨를) 안 데려오는 거냐, 못 데려오는 거냐”며 검찰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팀의 처지가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검찰은 박씨를 데려오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공개수배 등 가능한 조처들을 취해놓았지만, 실제 신병 확보 여부는 현지 수사기관의 ‘의지’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의 선물투자 관련 비자금 조성 혐의를 살펴보던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도 마찬가지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에스케이가 2800억원을 투자한 창투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서 가져온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은 투자 과정의 불법 행위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검사 5명을 투입해 총력전을 폈지만, 지난 6월 말 이원석 부부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팀에 차출된 데 이어, 평검사 1명도 외국 연수를 나갈 예정이어서 인력이 줄게 됐다. 최재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쫓던 특수2부(부장 최윤수)도 뚜렷한 혐의점을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대검 관계자는 “총장 직할부대인 중수부가 ‘지휘자’ 공백 상태에서 (수사를) 치고 나간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새 총장이 어떤 의지를 갖고 수사를 이끄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김정필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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