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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년뒤 2교대 전환’ 약속 안지켜져…
“할수 있는 수단 없어 막막”

등록 2011-08-18 21:36수정 2011-08-18 22:49

쌍용차 정리해고가 남긴 문제
기약없는 법적 소송만 이어져
“사회적 차원의 대책마련 필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신동기(34)씨는 여전히 거리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었다. 그는 “투쟁을 그만둔 조합원들이 ‘우리가 빨갱이로 죽을 수는 없지 않으냐’며 잘 싸워달라고 한다. 2년 동안 동료들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너무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은 물론 우리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다. 그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회사가 2646명의 정리해고를 담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지난 2009년 4월8일, 오아무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해고의 충격으로 자살하거나 지병 악화로 세상을 떠난 노동자는 현재까지 15명에 이른다. 회사 밖의 쌍용차 노동자들에게는 희망퇴직자(2405명), 무급휴직자(468명), 정리해고자(159명), 징계해고자(44명), 징계정직자(72명)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2009년 8월6일 77일 동안의 싸움 끝에 회사와 노동조합은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 가운데 468명(48%)이 무급휴직으로 남고 506명이 회사를 떠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당시 무급휴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1년 경과 뒤 생산물량에 따라 순환 근무하고 실질적 방안으로 주간 연속 2교대를 실시한다”는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1만763대의 차량을 판매해 올해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회사 쪽은 “2교대 전환을 위한 물량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무급휴직자를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회사와 경찰, 보험회사가 낸 240억여원의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 계속되는 생활고는 노동조합 간부·해고노동자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해고노동자·무급휴직자 등 450명의 생활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손현식 평택참여자치연대 사무국장은 “쌍용차 시절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던 노동자들이 현재 대부분 월 100만원 안팎의 소득으로 힘겹게 산다”며 “회사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이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 기약없는 법적 소송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징계해고자 21명과 정리해고자 156명이 낸 해고무효소송과 무급휴직자 248명이 “1년 뒤 복직 약속을 지키라”며 낸 임금청구 소송이 현재 진행중이다. 회사 쪽이 금속노조 간부 등을 대상으로 낸 민형사상 고소고발도 계속 진행중이다.

쌍용차 문제는 정리해고와 그 뒤의 ‘봉합과정’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쌍용차와 한진중공업에서 벌어진 정리해고는 일터에서 쫓겨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불안한 고용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회사경영이 일정 부분 정상화되고 있는데 회사 쪽은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정리해고자나 무급휴직자들에게 온전한 일자리를 보장하는 노력을 보이고, 정부는 이들을 보듬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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