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김진숙이다 지난 20일 밤 서울광장에서 열린 희망시국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 위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얼굴 사진을 가면으로 쓰고 ‘우리가 김진숙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광장서 “반노동정책 폐기” 촉구
보수단체 200여명은 북한인권문화제
보수단체 200여명은 북한인권문화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을 촉구하는 ‘820희망시국대회’가 서울 도심에서 1박2일로 열렸다.
20일 밤 서울광장에 모인 야당과 민주노총·시민사회단체 5000여명(경찰 추산)은 “한진중공업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친재벌 반노동 정책을 폐기하라”는 요구를 비롯해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현 △반값등록금·교육복지 실현 △교사·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 쟁취 △언론의 공정성 회복·언론자유 수호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한진중공업·등록금·무상급식 문제 등에서 국민들의 희망을 빼앗고, 국민들 사이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차별과 특권과 반칙이 없는 나라를 우리 손으로 만들기 위해 민주·진보진영이 하나가 되기를 제안한다. 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대통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날 서울에 올라온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30명과 가족 24명도 참석했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의 아내 도경정(32)씨는 “청문회 보는 동안 눈물이 많이 났다. 그래도 여야 모두 조남호 회장의 책임을 묻겠다고 하니 다행이고 힘이 난다”며 “희망버스에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광장엔 희망시국대회뿐 아니라 북한인권문화제도 열려, 양쪽 참가자들이 광장을 절반씩 차지하고 행사를 진행했다. 북한인권학생연대·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등 20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저녁 6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북한인권문화제 ‘8월의 편지’를 열고 북한인권관련 영상물 상영과 시국 강연을 이어갔다. 행사가 진행되며 정치적 입장이 다른 양쪽의 참가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잠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이 병력 7000여명을 동원, 광장 가운데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양쪽을 갈라놔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21일 새벽에 문화제를 끝낸 희망시국대회 참가자 700여명(경찰추산)은 오전 7시께 용산구 남영동의 한진중공업 본사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한 뒤,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주변에서 자진해산했다.
이승준 박태우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