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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일화 이면합의 언제 알았나
‘박명기에 2억’ 대가성 여부는

등록 2011-09-04 21:08수정 2011-09-04 22:05

곽노현 교육감 5일 소환…검찰수사 쟁점은
검찰, 조사뒤 영장청구 검토
자금 출처 계좌추적도 진행
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이 5일 검찰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일요일인 4일 곽 교육감 쪽 회계책임자였던 이아무개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고, 수사 쟁점을 정리하는 등 분주한 휴일을 보냈다. 곽 교육감도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에서 나와 서초구 서초동의 변호사 사무실로 이동한 뒤, 점심도 사무실에서 해결하면서 오후까지 김칠준 변호사 등과 마지막 대책을 논의했다. ‘잡으려는 자와 피하려는 자’의 정면 대결은 5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 2억원은 선의? 대가성? 공직선거법의 후보매수죄 조항인 232조 1항 1호는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이익이나 자리를 제공하거나 약속하면 처벌하게 돼 있다. “후보 사퇴를 대가로 무엇을 주겠다”는 의사 표시(약속)만으로 처벌이 되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받은 회계책임자 이씨가 박 교수에게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곽 교육감이 이를 보고받았으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곽 교육감은 지난해 5월 단일화 과정에서 있었던 이런 합의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계책임자 이씨도 이날 검찰 조사에서 “당시에는 곽 교육감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지난해 10월에야 곽 교육감에게 내용을 알렸더니 곽 교육감이 크게 화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곽 교육감이 실무자 사이의 합의를 몰랐더라도 그를 처벌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공직선거법 232조 1항 2호는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이익이나 직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도 처벌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결국 사전에 합의 사실을 알았느냐보다는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이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교수가 지난해 5월18일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선거비용 보전을 요구한 점 △‘합의’ 사실을 알고 난 뒤인 올해 2월부터 돈을 건넨 점 등을 종합하면, 곽 교육감 본인이 ‘선의’라고 주장을 해도 결과적으로는 ‘대가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곽 교육감의 부탁을 받고 2억원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공소시효가 살아 있다는 걸 몰랐고 알았다면 다른 해법을 강구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점도, 곽 교육감이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곽 교육감 쪽은 “박 교수가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 또 돈을 주면서도 ‘이건 후보단일화 합의금이 아니다’라고 돈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며 대가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 구속영장 청구되나? 후보매수 혐의를 받고 있는 곽 교육감의 상대방인 박 교수는 이미 구속된 상태다. “박 교수의 ‘협박’에 못 이겨 2억원을 건넨 사기 피해자”라는 곽 교육감의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곽 교육감의 구속영장도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곽 교육감이 현직 교육감이라는 점을 검찰이 고려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할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5일 곽 교육감을 조사해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일 곽 교육감이 구속·기소되면 곽 교육감의 직무는 그때부터 정지된다.


2억원의 출처는 후보매수죄의 구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곽 교육감이 박 교수 쪽에 2억원을 마치 돈세탁하듯 복잡하게 돌려서 건넸기 때문에 그 돈의 출처도 이번 조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곽 교육감의 부인 정아무개씨는 지난달 31일 검찰에 나와 “2억원은 언니와 주변 사람들에게서 빌린 돈”이라고 진술하고 소명자료도 제출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실제로 주변 사람들에게 빌린 돈이 맞는지 관련자들의 계좌 추적을 진행중이다.

곽 교육감 쪽은 “부정한 돈이라면 사퇴를 하지 않고 버틸 수 없다”며 2억원의 출처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태규 노현웅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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