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인 도주로 50m나 핏자국
“잡을 생각이면 잡았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한국 민간인의 얼굴을 맥주병으로 때리고 도망친 미군들의 신원이 사건 발생 열흘 만에 드러났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12일 미군 2사단 워커(20) 일병과 레이놀드(20) 이병이 조수환(36·경기 의정부시 가능1동)씨를 폭행한 범인이라는 미군 헌병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았다. 2일 사건 당시 조씨 친구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던 에버렛(22) 일병과 같은 부대 소속인 이들은 자술서에서 “술을 마신 뒤 길을 가다가 한국인과 시비가 붙어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에버렛 일병은 8일 경찰 조사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한국인을 응급처치를 해주려고 했다”며 범행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또 도망간 2명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발뺌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미군 쪽에서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수사를 하다가 경찰이 많은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시민단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자 적극적으로 협조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15일 이들 미군 3명을 모두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경기북부 민중연대는 12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깨가 부딪혔다고 민간인을 맥주병으로 폭행하는 미군들이 과연 ‘상호방위’를 위해 한국에 온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지휘책임자는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글·사진/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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