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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곽노현 “시련이 닥친다고 진실이 변하진 않는다”

등록 2011-09-09 17:43수정 2011-09-10 02:30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맨 앞)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변호인 등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맨 앞)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변호인 등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사퇴의 대가로 2억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의 후보 매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곽 교육감의 변호인단은 ‘불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10일 새벽 0시30분께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그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곽 교육감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지지자들과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등 50여명은 검찰청 현관에 모여 그를 기다렸다. 곽 교육감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새벽 1시15분께 현관으로 나와 “곽 교육감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곽 교육감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서울구치소로 갔다”고 김 변호사가 상황을 설명하자 곽 교육감을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곽 교육감은 30분 뒤인 새벽 1시45분께 수사관들과 함께 검찰청 현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곽 교육감은 “시련이 닥친다고 해서 진실이 변하진 않는다.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단련시키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불상사를 우려해 곽 교육감을 지하주차장을 내려보낸 뒤 다시 소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조사실로 불렀고 그 사이에 지지자들이 흩어진 것을 확인하고 검찰청 현관으로 곽 교육감을 내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곽 교육감은 9일 오후 1시40분께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최병모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김칠준·김수정 변호사와 함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심문에서 검찰은 “일반적인 선거사범은 100만~200만원만 주고받아도 구속해왔는데, 이는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매표·기부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2억원의 출처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관련자들의 ‘말 맞추기’가 시도되고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곽 교육감의 변호인들은 “곽 교육감이 그동안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왔고, 참고인들에게 허위진술을 하게 한 적도 없다”며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과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로 방어권 행사가 어려웠기 때문에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교육감은 최후진술에서 “진실은 고해의 대상이지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믿는다”며 거듭 자신의 ‘선의’를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배포한 곽 교육감의 최후진술서를 보면, 그는 “(박명기 교수와) 교육개혁의 든든한 동반자로 원만한 관계가 설정되었더라면 보다 일찍 공개적인 방식으로 박 교수에게 긴급부조를 행해서 급한 불을 꺼줬을 것”이라며 “강경선 교수의 지혜로운 노력으로 오해와 원망이 풀리고 화해와 일치가 찾아왔을 때, 다시 말해서 박 교수의 자세가 해프닝에 기초한 권리모드에서 형제애에 기초한 구제모드로 바뀌었을 때 비로소 이 원칙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하였고, 그러면서 긴급부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이어 “첫눈이 탐스럽게 내리던 11월28일자 (박 교수와의) 따뜻했던 저녁회동은 형제애의 확인 자리였다고 보시면 된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늘 마음 한켠에서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박 교수를 극도의 곤궁에서 벗어나게 해 살리는 일이었고, 단일화를 바랐던 민주진보 진영의 도덕성을 살리는 길이었다”며 “교육감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몹시 힘들지만 홀로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저의 멍에, 저의 십자가였다”고 결백을 강조했다.

 9일 오전 9시께 시교육청에 정상 출근한 곽 교육감은 오전 9시20분께 예정에 없던 실·국장·과장 회의를 소집해 “영장이 발부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흔들리지 말고 맡은 업무를 잘해달라. 1년 동안 함께 근무했으니 내 성품을 잘 알지 않느냐. 믿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태규 이재훈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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