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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문닫힌 은행서 ‘애간장’…“서민 돈갖고 뭐하나”

등록 2011-09-19 20:42

‘내 돈 어떻게’ 애타는 피해자들 영업정지를 당한 토마토저축은행의 예금자들이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본점에 몰려와 문이 닫힌 저축은행 내부를 들여다보며 애를 태우고 있다.   성남/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내 돈 어떻게’ 애타는 피해자들 영업정지를 당한 토마토저축은행의 예금자들이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본점에 몰려와 문이 닫힌 저축은행 내부를 들여다보며 애를 태우고 있다. 성남/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성난 피해 예금자들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전국 지점들에는 19일 피해 고객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프라임저축은행 서울 여의도지점에 9000만원을 예금한 박금심(44·여)씨는 고등학생 딸과 함께 이날 새벽 충남 온양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 화장도 제대로 못한 박씨는 “지난 6월 은행에서 ‘안전하니 예금을 인출하지 말고 돈을 더 넣으라’고 문자를 보내와서 믿고 넣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의 손에는 6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서 프라임저축은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저장된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제일저축은행 가락동 본점에는 아침 7시부터 오후까지 약 800명의 고객이 몰려들었다. 송파구 가락동에 살며 건설업을 하는 박찬주(62·남)씨는 노후자금과 엄마를 잃은 8살 손자를 위해 마련한 종잣돈 2억2000만원을 제일저축은행 가락동지점에 예금해둔 상태였다. “큰 저축은행이라 믿는 구석도 있었고, 한달 뒤인 적금 만기 때 받아서 5000만원 이하로 나눠두려고 했었다”고 말하는 박씨는 담뱃불에 그을려 구멍이 난 낡은 자켓을 입고 있었다.

영업정지된 토마토저축은행 본점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의 수정구 주민센터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700여명의 고객이 몰려들었다. 고객 200명이 강당 바닥과 통로까지 앉아 있었고, 100명은 강당 안에 들어가지도 못해 밖에서 발을 굴렀다. 예금보험공사 손병열 검사역이 저축은행 영업정지 과정과 가지급금 지급 방식을 설명했으나, 격앙된 분위기에서 고객들의 욕설이 터져나오곤 했다. 지난해 후순위채 4600만원에 가입한 문쌍례(66·여)씨는 “은행에서 이자율이 높다고 자꾸 후순위채를 사라고 해서 잘 모르는데 하게 됐다”며 “후순위채 이자 25만원, 국민연금 25만원으로 한달을 근근이 사는데 서민 돈 가지고 뭐 하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 남동구 에이스저축은행 본점 인근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예금자 설명회에는 예금자 1000여명이 몰렸다. 설명회장이 300여명밖에 수용할 수 없어 절반 이상은 설명회장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웨딩홀 어귀와 로비에서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들을 붙잡고 예금한 돈을 언제쯤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묻고, 때로는 언성을 높였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영업정지를 모면했지만 자매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자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몰려들어 5개 지점 전체에서 416억원을 인출해갔다. 예금자 김아무개(55)씨는 “정부는 올해 안에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부산·부산2저축은행이 무더기 인출사태로 잇따라 영업조처를 당하지 않았느냐”며 “더는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어서 이자를 손해보더라도 계약을 해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전국종합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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