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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임대아파트 아이들에 또 상처 주나
‘소외된 학교’ 폐교 강행에 학부모들 분통

등록 2011-09-19 21:24수정 2011-09-19 22:06

‘공동통학구역’ 지정 결정으로 학생수가 줄어들어 사실상 폐교 위기에 놓인 서울 강서구 ㄱ중학교에서 관련 공청회가 열린 19일 오후 학부모들이 강서교육지원청 간부의 설명에 강하게 반대하는 모습이 슬라이드 화면에 그림자로 비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공동통학구역’ 지정 결정으로 학생수가 줄어들어 사실상 폐교 위기에 놓인 서울 강서구 ㄱ중학교에서 관련 공청회가 열린 19일 오후 학부모들이 강서교육지원청 간부의 설명에 강하게 반대하는 모습이 슬라이드 화면에 그림자로 비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강서교육청, 이전 설명회
주민들 “소송 불사” 반발
“소외된 우리 아이들이 외로움과 서러움을 느끼며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있을까요? 19일 서울 강서구 ㄱ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ㄱ초·중 이전·신설 설명회’에서 ㄱ초등학교 학부모들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30여명의 학부모들은 학교 이전 방침을 고수하는 교육청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지역 영구임대아파트 4·5단지의 아이들이 다니는 ㄱ초등학교는 2014년 근처 마곡지구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문을 닫게 될 상황이다.(서러운 ‘임대’ 아이들 “우리 학교 없애나요” ☞ 기사 보기)

애초 초·중학교를 모두 이전하려던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반발과 “주민 의견을 수렴하라”며 승인을 보류한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결정에 부딪쳤다. 교육청은 “ㄱ중학교는 유지하되, 초등학교는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고, 이날 설명회를 열었다.

교육청은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2007년 329명에서 2011년 174명으로 줄었고, 앞으로도 감소할 것”이라며 “현재 다른 지역도 15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이전·통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곡지구에 새로 발생한 학교 신설 수요를 학생 감소 비율이 높은 초등학교 이전으로 해결하려는 계획이다.

이에 주민들은 “교육청이 학생 수 감소 문제를 야기해놓고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폐교를 강행하고 있다”며 “교육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맞섰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지난 1996년 주변 2~3개 학교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공동통학구역을 설정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장수희(가명·49)씨는 “애초에 ㅌ초등학교에 다니도록 해달라는 ㅇ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을 교육청이 받아들여 ㄱ초 학생 수가 감소했고, 두 학교 아이들의 차별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저소득층·조손가족 등이 대부분인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학교 이전에 따라 일반분양아파트 아이들이 다니는 인근 초등학교로 편입됐을 때 ‘적응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5학년 아들을 둔 김수미(가명·45)씨는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과 부모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이라고 무시하고 꺼리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학교를 다닐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4학년과 2학년 딸을 둔 이영희(가명·40)씨는 “우리 학교 아이들은 서울시에서도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이라며 “사교육을 못 받고, 부모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 선생님들을 엄마·아빠처럼 따르며 학교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인근학교에 4~5명씩 한반에 편입될 경우 그런 보살핌이 가능하겠느냐. 아이들이 서러움을 느끼며 학교를 다닐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한숨을 쉬었다. ㄱ초에서 만난 한 5학년 학생은 “ㅌ초 아이들이 ‘너희들 오지 말라’고 한다. 우리도 그 아이들이 싫다”고 말했다.

여전히 ㄱ초 이전과 주변 초등학교 통합 계획은 서울시의회의 승인(‘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절차만 남아 있는 상태다. 김상현 시의회 교육위원장(민주당)은 “ㄱ초등학교의 이전은 옳지 않다”며 “중학교를 유지한 것처럼 초등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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