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49)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한테 10년 동안 10억여원의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피내사자로 출석…대가성 부인
“억울하지만, 얼굴 들기 부끄럽다”
“억울하지만, 얼굴 들기 부끄럽다”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이국철(49)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한테 10년 동안 10억여원의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9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이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이날 오전 10시 검찰에 나온 신 전 차관을 상대로 밤늦게까지 이 회장한테 현금과 상품권·차량·법인카드 등을 실제로 제공받았는지, 금품 수수의 대가로 청탁을 받은 사실은 없는지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모임인 안국포럼 멤버로 활동하던 때와, 2008년 이후 차관 시절에 받은 금품과 법인카드 등에 대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신 전 차관 소환에 앞서 지난 7일 이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해 이 회장의 폭로 내용을 뒷받침할 증거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이날 소환 조사로, 이 회장이 밝힌 현 정권 실세에 대한 금품·향응 제공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척 억울한 일이나, 동시에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다”며 “죄가 된다면 달게 받고,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면 기꺼이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공인이기에 (오히려) 도와주지 못하는 제게 (이 회장이) 서운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대가 관계를 부인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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