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높은 카드수수료 놔둔채 ‘배짱장사’ 하라니”

등록 2011-10-11 21:21수정 2011-10-11 22:10

‘1만원 이하 카드결제 거부’ 추진에 일부 중소상인들 한숨
“가뜩이나 장사 안되는데”
상인에 부담 떠넘기는 꼴
카드사는 희생 전혀 없어
“이번 정책이 나쁠 것은 없지만 아무 필요 없는 거 같아요. 부담은 영세 소매점에 떠넘기고 카드사는 희생 없이 돈을 계속 버는 거잖아요.”

1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만난 개인 편의점 주인 박아무개(41)씨는 “작은 가게에서 만원 이하 카드결제라고 그걸 거부할 만큼 배짱 장사를 할 처지가 못 된다”며 “손님이 사려고 골라온 물건이 9800원어치인데, 손님한테 카드가 안 된다고 하면 바로 다른 가게로 가버린다”고 했다. 그는 “차라리 3000~5000원 이하는 카드사에서 수수료를 떼지 못하게 하거나 수수료를 낮춰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금융위원회가 1만원 이하 소액의 경우 가게나 업소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과 관련해 중소가맹점 상인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만원 이하 결제가 문제이긴 하지만,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인들은 카드 사용에 익숙한 손님들의 소비습관을 거론하며, 상인과 손님 사이의 문제로 떠넘기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강서구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는 김아무개(54)씨는 “우리 가게는 커트 손님이 매출의 절반인데, 만원짜리 커트를 하는 손님의 3분의 2 정도가 카드를 쓴다”며 “나도 5000원짜리 물건 살 때 카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23년째 꽃집을 운영중인 박아무개(54)씨도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데 동네에서는 천원이라도 카드결제를 거절할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영업용 택시기사 이아무개(63)씨는 “손님이 기본요금도 카드로 결제하면 3% 수수료 때문에 속이 편치 않다”며 “오늘도 현금을 받은 것은 2~3명뿐인데, 카드결제 한다고 승차거부 하거나 손님을 중간에 내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들 소상인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 수수료를 낮춰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20여년째 인쇄·도장 가게를 하고 있는 양아무개(40)씨는 “우리 가게는 3% 안팎의 수수료를 내는데, 일부 대형마트에선 수수료가 2%도 안 돼 도둑질당하는 기분”이라며 “수수료를 낮추지 않는 이번 정책은 (카드를 거부하는) 공을 상인에게 돌리고, 칭찬은 정부가 받겠다는 속셈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오는 18일 “카드 수수료율을 1.5%까지 낮추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대대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들은 “백화점·골프장 등의 카드 수수료가 1.5~2.0% 안팎인 데 견줘 일반음식점은 2.7%나 돼 영세 상인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승준 정환봉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