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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니대사관 터에 주상복합 개발”
투자금 20억 삼킨 ‘가족 사기단’

등록 2011-10-19 21:33

한국인 남편, 정교한 문서위조
인니인 아내·처남 ‘실사단 위장’
산은·토지신탁과 협력 계약도
지난 1월21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 회의장에서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부지 개발 관련 인도네시아 정부 실사단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를 개최한 ㅅ엔지니어링 권아무개(57) 대표는 인도네시아 실사단이라는 9명에게 개발 계획을 브리핑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7명의 투자자들은 서울 여의도의 대사관 부지에 들어설 36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의 모형을 보며 1300억원대의 이익을 안겨줄 사업이 곧 추진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이 설명회는 권씨가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한 사기극이었다. 현장에 있던 ‘인도네시아 정부 실사단’은, 실은 인도네시아 영주권자인 권씨의 현지인 부인과 처남, 운전기사 등이었고, 대사관 이전 계획은 권씨가 꾸며낸 거짓말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터에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사업권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속여, 피해자 7명에게서 투자비 2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로 ㅅ엔지니어링 대표 권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쪽의 말을 종합하면, 권씨 등은 지난 2009년 초부터 자신들이 인도네시아 대사관 부지 개발사업권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받았고, 이 곳에 36층 주상복합건물 4개 동을 지어 1300억원대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투자자들을 철저히 속이기 위해 인도네시아 외교부 관료 명의로 된 위조문서를 만들어 국내 유명 법무법인과 법률자문계약을 맺고, 한국토지신탁·산업은행과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 계약도 맺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의심 없이 한 사람당 최대 4억원, 총 20억원의 투자금을 권씨 등에게 맡겼다.

하지만 이들의 사기극은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경찰이 인도네시아 대사관 이전 관련 문서가 떠돈다는 소문을 듣고 수사에 착수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인터폴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인도네시아로 도주한 권씨와, 공범인 권씨 조카 권아무개(48)씨를 한국으로 압송했고, 또다른 공범 1명을 국내에서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위조된 공문서가 워낙 정교해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데도 1년 이상이 걸렸다”며 “피해자가 7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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