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로비통로 의혹
대영로직스 계좌추적
검찰, 정권실세 수사 촉각
대영로직스 계좌추적
검찰, 정권실세 수사 촉각
이국철(49)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의 ‘폭로’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넘어 ‘정권 핵심 실세’ 쪽으로 향하고 있다.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에스엘에스그룹 자산이 렌터카업체 대영로직스로 넘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대영로직스와 이 업체 문아무개(42) 대표 등의 계좌를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3일 대영로직스의 서울 서초구 사무실과 문 대표의 서울·경북 김천 집을 지난 1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대영로직스는, 이 회장이 자신의 회사를 살리려고 정권 핵심 실세에게 자회사와 현금 30억원을 전달할 때 통로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업체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에스엘에스그룹에서 대영로직스로 넘어간 자산 규모가 200억원대에 이르는 등 규모가 크다”며 “렌터카업체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100억원대 선박을 대영로직스가 담보로 잡고 있는 등 수상한 자산 이전 과정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 그룹이 갖고 있던 서울 성동구 ㄷ아파트(114㎡·시가 8억여원) 역시 지난 3월 대영로직스로 넘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애초 이 아파트는 에스엘에스그룹 명의로 그룹 임원이 살고 있었으나, 3월에 대영로직스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또 이 회장이 타고 다니는 지프차도 이 회사 소유의 렌터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이 정권 실세의 측근인 문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에게 현금 30억원과 자회사의 소유권을 넘겼다는 구체적인 자료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영로직스는 2009년 11월 설립돼 철강 도소매를 주로 하다, 지난해 6월 렌터카 등 물류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문 대표를 소환해 200억원대 자산 이전 과정, 정권 최고 실세와의 연결 고리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검찰은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차장을 일본에서 접대했다는 권아무개 에스엘에스 일본 지사장과 신 전 차관이 사용한 법인카드를 발급한 정아무개 에스엘에스 싱가포르 지사장의 국내 집도 압수수색했다. 노현웅 이경미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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