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회장 선물투자 수사
계열사 돈 500억 차명계좌로
계열사 돈 500억 차명계좌로
검찰이 8일, 에스케이(SK)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총수 일가의 비리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최태원(51) 에스케이그룹 회장의 선물투자 관련 회삿돈 횡령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이날 서울 서린동 그룹 본사의 최 회장과 최재원(48) 수석부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그룹 본사에 입주해 있는 에스케이홀딩스와 에스케이가스, 서울 을지로의 에스케이텔레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에스케이씨앤씨(C&C) 사무실에도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장부와 금융거래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에스케이 계열사로부터 2800억원을 투자받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 등 모두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최 회장의 서울 논현동 집은 법원이 영장을 기각해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최근, 에스케이텔레콤과 에스케이씨앤씨가 베넥스에 투자한 500억여원이 2008년 10월께 베넥스 김준홍(45·구속 기소) 대표의 차명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5월부터 베넥스에 들어간 에스케이 계열사 자금 2800억원의 계좌추적에 나섰던 검찰이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에스케이가스와 에스케이이앤에스(E&S) 등 계열사 자금 500억여원이 다시 베넥스에 건너간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이 돈이 2008년부터 시작된 최 회장의 5000억원대 선물투자에 쓰이거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는 데 쓰였을 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에스케이그룹에서 ‘자문료’ 명목으로 31억원을 받은 이희완(63)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의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한동영)도 이날, 에스케이그룹 본사와 계열사에서 세무조사 및 자문료 지급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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