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땐 5.9%만 “난 흡연자”
소변검사 결과 13.9% 달해
소변검사 결과 13.9% 달해
우리나라 성인 여성들의 실제 흡연율은 여성들이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흡연자라고 밝힌 비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피우는 여성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 탓에 여성들이 흡연 사실을 숨긴다는 추정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돼 왔지만, 실제 연구로 이런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조홍준 울산대 의대 교수팀은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가운데 성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소변에 든 코티닌 농도를 측정한 결과와, 설문조사에서 흡연자라고 응답한 비율을 분석한 결과 각각 13.9%와 5.9%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코티닌은 담배에 든 니코틴이 우리 몸에서 분해돼 소변으로 배출되는 물질로, 담배를 실제로 피웠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다. 성인 여성의 실제 흡연율이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는 흡연율의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토바코 컨트롤> 최근호에 발표됐다.
조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여성은 남성에 견줘 자신의 흡연 사실을 숨기는 비율이 6배나 많았다. 특히 고학력자의 경우 이런 비율이 높았는데, 대졸 이상인 사람이 초등학교 졸업 학력자보다 2.1배 많았다. 또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이 혼자 사는 사람에 견줘 흡연 사실을 숨긴 비율이 약 1.5배 높았다. 반면 남성은 코티닌을 측정해 집계한 흡연율과 자신이 스스로 답한 흡연율 사이에 차이가 크지 않았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흡연율은 서구 여러 나라와 견줘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돼 왔다”며 “그동안 실제 흡연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의심은 있었지만, 이번 자료를 통해 ‘과소 보고’ 효과가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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