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위관계자도 소환
‘워크아웃 실사때 청탁’ 조사
‘워크아웃 실사때 청탁’ 조사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가 이국철(49)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의 구명 로비 창구로 알려진 문아무개(42) 대영로직스 대표를 구속했다. 또 검찰은 문씨가 여권 최고 실세의 보좌관 박아무개씨한테 고가의 시계를 전달했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구명 로비의 대가가 아니었는지 추궁하고 있다.
20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문씨는 “이 회장한테 고가의 시계를 받아 이를 박 보좌관한테 전달했으나, 나중에 되돌려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문씨는 왜 시계를 전달했으며, 되돌려 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워크아웃 저지 등 구명 로비의 대가인 것으로 보고, 이르면 이번주 안에 박 보좌관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문씨는 이 회장이 구명 로비 목적으로 30억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문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에도, 새벽 1시까지 문씨를 추가 조사한 뒤 구치소에 수감했다. 일요일인 20일에도 수사팀 관계자들은 서울중앙지검 사무실로 나와, 구속된 문씨와 이 회장을 불러 대질 신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문씨가 에스엘에스그룹 수사와 워크아웃을 막겠다며 이 회장한테 받아간 7억8000여만원의 출처를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도 난관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문씨는 이 회장한테 현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로비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신재민(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009년 에스엘에스그룹 워크아웃 실사 당시 퇴출 저지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신 전 차관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2008년 11월 에스엘에스그룹이 작성한 ‘워크아웃 대응방안’ 문서 파일 등을 발견했다. 실제 에스엘에스그룹은 당시 워크아웃이 유력했으나 2009년 4월 실제 결정에서는 제외됐고, 1년 뒤인 2010년 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이 이 그룹 법인카드를 받아 1억여원을 사용한 대가로 이러한 퇴출 저지에 나섰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1일 신 전 차관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의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22일 그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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