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게시판에 “검찰은 우수학생 선발하고자…” 글 남겨
“국가기관이 학벌주의 부추겨” 검찰 “인사부서 관여한적 없어”
“국가기관이 학벌주의 부추겨” 검찰 “인사부서 관여한적 없어”
검찰이 검사 임용을 희망하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예정자를 사전에 파악하려한 일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대 로스쿨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는 ‘3학년들 보세요’란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검찰은 서울대 로스쿨 졸업예정자 가운데 우수학생을 선발하고자 검찰 리쿠르팅에 관심있는 졸업예정자를 비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싶어한다”며 “검찰 지원 예정인 학우분들은 다음 이메일 주소로 간단한 인적사항을 보내 달라”고 올렸다. 인적사항에는 이름과 나이를 비롯해 특이 경력·성적·어학능력 등 이 포함됐다.
글쓴이는 현직 검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검사가)개인적으로 부탁한 일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도 밝혔다. 또 글쓴이는 “검찰이 서울대 로스쿨 학생을 대상으로 비공식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사실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20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외부로 내용이 알려져 다른 학교 로스쿨 학생들로부터 “검찰이 서울대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대 로스쿨생 임아무개(33)씨는 “로스쿨 도입 뒤 학벌주의가 더욱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은데, 이번 사건은 국가기관인 검찰이 나서 이런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검찰 인사부서는 이번 일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어떤 상황에서 글이 올라갔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변호사 시험이 치러지는 내년 1월 로스쿨과 사법연수원 출신자를 대상으로 동일하게 역량평가를 한 뒤, 4월 신규 검사를 임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승준 노현웅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