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타 스님(65)
‘글로벌 피스 어워드’ 수상…20년간 북한 오가며 평화교류
“밥이 평화지요.”
20여년간 70차례 넘게 북한을 오가며 식량 지원을 해온 법타 스님(사진·65)이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 피스 어워드’ 시상식에서 밝힌 수상 소감이다.
2008년 설립된 ‘글로벌피스페스티벌재단’이 평화 발전에 이바지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수여하는 이 상은 전 세계 6명의 인사가 함께 받았다.
젊은 시절 북한의 불교를 연구하던 법타 스님은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제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평화·통일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북한을 오가는 동안 식량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보면서 “밥이 곧 통일이고, 평화”라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
97년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국수공장을 설립한 그는 매일 7700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밀가루를 지원했다. 2005년에는 평양에도 공장을 세웠다. 또 정부·민간단체·후원회원 등의 지원을 받아 옷·식용유·자전거 등 10억원가량의 생필품을 북한에 전달해왔다.
법타 스님은 94년 ‘북핵 위기’와 신공안정국 국면에 젊은 시절 주체사상과 불교를 함께 연구한 경력을 꼬투리삼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5일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나 김대중정부 때 사면복권을 받았다.
20여년간 대북 지원사업을 하면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에겐 최근 몇년 새 급속도로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에 물자지원이 막힌 상황이 가장 “분통 터지는 일”이다. “3년 전부터 밀가루 지원이 막혀 국수공장이 녹슬고 있다. 흔히 ‘인도주의’ 차원이라고 하는데 실은 그보다 더 앞서고 근본적인 ‘생명 존엄’ 정신으로 동포에게 식량지원을 해야 한다.”
그동안 경제정의실천연합 지도위원, 불교시민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등을 지내는 등 시민단체 활동을 활발히 해온 법타 스님은 현재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 회장과 동국대 정각원장도 맡고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