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리영희 선생의 1주기 추모 행사 ‘2011, 나와 리영희’에서 평화의나무 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주기 추모식’ 시민 250여명 참석
고 리영희 선생 1주기 시민 추모의 밤 ‘2011, 나와 리영희’ 행사가 30일 저녁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겨레신문사 주최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250여명의 시민들은 ‘야만의 시대’에 ‘담대한 진실의 향도’였던 리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선생과의 인연을 추억했다.
이날 행사의 여는말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선생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하고 돌이켜보게 된다”며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었던 선생처럼 용기를 갖고 나아가길 다짐하자”고 말했다. 양상우 한겨레신문사 사장은 “선생은 <한겨레>가 사상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기대해 오셨다”며 “보수언론이 언론을 장악하는 세상에서 <한겨레>가 상식과 지성을 일깨우는 맑고 차가운 마중물 구실을 하겠다”고 말했다.
‘리영희가 변화시킨 나와 세계’를 주제로 열린 2부 좌담에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백영서 연세대 교수, 김부겸 민주당 의원,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김병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이 참가했다. 유 전 청장은 “선생은 이념으로 무장됐다기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어떤 사회가 돼야 하는지 생각했던 휴머니스트”라고 평가했다. 백 교수도 “선생은 제도의 안팎을 넘나드는 삶과 유리되지 않는 지식을 생산하셨던 분”이라고 추억했다.
3부 ‘내가 기억하는 리영희’에서는 통일운동가 임수경씨가 1992년 옥중에서 생면부지의 리 선생으로부터 편지를 받으며 시작됐던 인연을 떠올리며 “아픈 사람들에게 따뜻했던 인간적이고 정감있는 분이셨다”고 말했다.
김선주 전 한겨레 논설주간은 “선생님은 언제나 자존심을 세우시면서도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생각하셨다”며 “비록 언론인으로서의 자존심을 느끼게 하지 못하는 세상이지만, 대한민국의 언론도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2시간 남짓 리 선생에 대한 참가자들의 추억을 나누다 밤 10시께 끝났다. 리 선생의 1주기 추도식은 오는 5일 오전 광주광역시 망월동 묘역에서 열린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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