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서 언론 제역할 할지 의문”
강혜란 여성민우회 정책위원 “광고시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채널이 늘어나면, 방송의 폭력성·선정성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책위원은 종편 개국으로 방송 콘텐츠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그는 종편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편의 재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접광고 허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광고 규제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광고에 노출돼 불쾌지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언론의 대기업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고 콘텐츠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돼 국민의 알권리가 막힐 가능성이 크다고 강 위원은 지적했다. 강 위원은 종편이 정부·여당과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 신문사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출범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특정 집단을 비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제구실을 못하는 지상파 방송 현실과 겹치면서 주류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직접 광고영업 허용 등 종편에 제공된 다양한 특혜들은 정부·여당과 종편 사업자의 공조체계의 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며 “과연 종편이 앞으로 다가올 총선·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도울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광고·채널 빼앗긴 중소PP들 타격 커”
서병호 한국피피협의회 회장 “종합편성채널 개국으로 중소 피피(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광고 매출이 이미 줄어들고 있습니다.” 서병호 한국피피협의회 회장은 종편으로 인해 중소 피피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회장은 “광고주나 광고회사들이 종편을 배려한 예산 확보를 하고 있다”며 “별도의 추가 예산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중소 피피들에 주던 광고를 종편 쪽으로 몰아주고 있어 이미 업체별로 광고 물량이 20~30% 줄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피피는 종편으로 인해 채널 배정에서도 타격을 입게 됐다. 종편 4곳이 에스오(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으로부터 20번대 이내의 채널 번호를 배정받으면서 중소 피피는 지상파와 먼 뒷번호 채널로 밀렸기 때문이다. 채널이 뒤로 밀릴수록 시청자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에스오들은 종편을 의무송신하도록 돼 있어, 일부 중소 피피들은 채널 배당에서 아예 배제될 수도 있다. 서 회장은 “지상파 등이 방송하지 않는 바둑·낚시 등 특정 장르 프로그램만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피피들은 채널 다양화에 공헌을 했다”며 “시청자 수가 많고 적든 누군가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공급한다면 생존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현정 기자
“지역민 목소리 안담고 광고만 잠식”
강병규 지역방송협 정책위원 “종편은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는 않으면서도 지역 광고 시장을 잠식할 겁니다.” 안동 <문화방송> 피디인 강병규 지역방송협의회 정책위원은 종편이 지역 언론의 기반을 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역 언론의 약화는 여론 다양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강 위원은 “종편을 허가하면서 지역 내 정보 전달, 여론 형성과 연관이 깊은 방송 권역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상파는 지역별 권역방송으로 묶여 있으나, 케이블·위성 티브이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종편은 사실상 전국 단일 방송이다. 강 위원은 “종편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거두는 수익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 수익 사업이나 광고 시장에도 손을 뻗칠 것”이라며 “종편 몇 군데는 지역에서 직접영업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들은 축제나 행사 사업을 보통 지역 지상파나 에스오(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과 협의해왔다. 그러나 종편이 치고 들어오게 된다면 지역 시장이 교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강혜란 여성민우회 정책위원 “광고시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채널이 늘어나면, 방송의 폭력성·선정성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책위원은 종편 개국으로 방송 콘텐츠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그는 종편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편의 재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접광고 허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광고 규제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광고에 노출돼 불쾌지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언론의 대기업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고 콘텐츠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돼 국민의 알권리가 막힐 가능성이 크다고 강 위원은 지적했다. 강 위원은 종편이 정부·여당과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 신문사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출범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특정 집단을 비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제구실을 못하는 지상파 방송 현실과 겹치면서 주류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직접 광고영업 허용 등 종편에 제공된 다양한 특혜들은 정부·여당과 종편 사업자의 공조체계의 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며 “과연 종편이 앞으로 다가올 총선·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도울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서병호 한국피피협의회 회장 “종합편성채널 개국으로 중소 피피(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광고 매출이 이미 줄어들고 있습니다.” 서병호 한국피피협의회 회장은 종편으로 인해 중소 피피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회장은 “광고주나 광고회사들이 종편을 배려한 예산 확보를 하고 있다”며 “별도의 추가 예산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중소 피피들에 주던 광고를 종편 쪽으로 몰아주고 있어 이미 업체별로 광고 물량이 20~30% 줄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피피는 종편으로 인해 채널 배정에서도 타격을 입게 됐다. 종편 4곳이 에스오(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으로부터 20번대 이내의 채널 번호를 배정받으면서 중소 피피는 지상파와 먼 뒷번호 채널로 밀렸기 때문이다. 채널이 뒤로 밀릴수록 시청자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에스오들은 종편을 의무송신하도록 돼 있어, 일부 중소 피피들은 채널 배당에서 아예 배제될 수도 있다. 서 회장은 “지상파 등이 방송하지 않는 바둑·낚시 등 특정 장르 프로그램만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피피들은 채널 다양화에 공헌을 했다”며 “시청자 수가 많고 적든 누군가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공급한다면 생존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현정 기자
강병규 지역방송협 정책위원 “종편은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는 않으면서도 지역 광고 시장을 잠식할 겁니다.” 안동 <문화방송> 피디인 강병규 지역방송협의회 정책위원은 종편이 지역 언론의 기반을 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역 언론의 약화는 여론 다양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강 위원은 “종편을 허가하면서 지역 내 정보 전달, 여론 형성과 연관이 깊은 방송 권역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상파는 지역별 권역방송으로 묶여 있으나, 케이블·위성 티브이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종편은 사실상 전국 단일 방송이다. 강 위원은 “종편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거두는 수익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 수익 사업이나 광고 시장에도 손을 뻗칠 것”이라며 “종편 몇 군데는 지역에서 직접영업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들은 축제나 행사 사업을 보통 지역 지상파나 에스오(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과 협의해왔다. 그러나 종편이 치고 들어오게 된다면 지역 시장이 교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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