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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반값 등록금’ 함께 외친 대학생들 다 어디로…
한대련, 총학선거 줄줄이 쓴잔

등록 2011-12-07 21:17수정 2011-12-07 22:16

10여곳 지원 3곳만 당선
운동권 꺼리는 현상 여전
“학내문제 소홀탓” 분석도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치러진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올해 반값등록금 운동을 이끌었던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계열 후보가 무더기로 고배를 마시면서 진보성향 총학생회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값등록금 운동의 열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20대의 높은 투표율,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열풍 등을 두고 대학생의 진보적 정치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실제 대학 총학생회 선거 결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온 것이다.

<한겨레>가 7일까지 선거일정이 끝난 서울 시내 주요 20개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니, 한대련 계열의 선거운동본부(선본)는 10여개 대학에서 후보를 냈지만 숙명여대 등 3곳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올해 한대련 계열이 총학생회를 맡았던 고려대·연세대 등에서는 오히려 한대련 계열의 후보가 낙선하고 비운동권 성향의 후보가 당선됐다. 한대련을 포함해 진보성향의 총학생회는 지난해 12개에서 6개로 줄었다.

한대련은 올해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부각된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해 대학 안팎에서 존재를 부각시켰고, 학교 안에서도 반값생활비 운동 등을 벌이며 대학생의 교육권 문제를 적극 제기해왔다. 그런 만큼 한대련 쪽에서는 이런 선거 결과에 대해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대련 관계자들은 “평가가 아직 진행중”이라면서도 “반값등록금을 메인 공약으로 걸었지만 선거에서 다른 선본의 각종 복지정책이나 운동권·비운동권 쟁점에 밀려 이슈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보긴 하지만 학생회가 해결할 문제로 보지 않았던 것 같다”는 내부 평가도 나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진보적인 정치적 의사를 표현해온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 ‘다른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학생들은 학생회를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홍익대 박아무개(24·영문학과4)씨는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등 정치적 의사표현에 관심은 있지만, 취업 문제 등으로 직접 참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학생회가 사회 문제에 열중하기보다 학내 문제에 신경써주기를 바라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조아무개(20)씨도 “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집회를 나갈 때도 학생회와 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참가한다”고 말했다. 반값등록금보다 서울시장 선거에 오히려 더 관심이 많았다는 성균관대 장아무개(22·여)씨도 “서울시장에 비해 학생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공부만 하고 집에 가기 때문에 학교는 별다른 소속감이 없다”고 말했다.

‘나는 꼼수다’ 열풍 등을 비롯한 에스엔에스에서의 진보적 의사 개진을 대학생들의 정치의식 확장으로 판단하기는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연세대 김성우(21·사회학과3)씨는 “반값등록금 운동 때도 학교 밖과는 달리 학교 안에서는 조용한 느낌이었다”며 “‘나꼼수’를 학생들이 즐겨 듣는 것도 일종의 ‘예능’으로 듣는 것이지, 그 자체가 정치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최근의 정치적 경향은 투표 행동주의로 대변되는 개인주의적 시민정치”라며 “개인적 일상에 파고드는 생활정치를 이끌어 내지 못한 한대련이 학생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정환봉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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