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신화 박태준 별세|빈소 표정
5일장…별도 분향소 설치키로
“세계 최강의 포스코 되길” 유언
5일장…별도 분향소 설치키로
“세계 최강의 포스코 되길” 유언
13일 별세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유언으로 “(포스코가) 국가산업 동력 성장에 기여하게 돼 대단히 만족한다.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강의 포스코가 돼달라”는 말을 남겼다.
유족 쪽 대변인 김명전씨는 이날 저녁 서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고인이 지난 9일 입원했을 때 남긴 유언을 전했다. 박 명예회장은 또 부인 장옥자씨에게 “고생시켜 미안하다. 행복하게 잘 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임종은 미국에 체류중인 둘째딸 유아씨를 제외한 부인 장씨, 아들과 딸 3명, 사위 등 직계가족 모두가 지켜봤다고 김씨는 밝혔다. 그는 “국무총리를 지낸 박 명예회장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국가장으로 치를지를 두고 논의가 진행중”이라며 “14일 오전 11시까지 논의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가장 대상자는 전·현직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 중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다.
박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이날 밤 10시께부터 조문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조문한 부인 장씨는 영정에 꽃을 놓으며 울음을 참지 못했고, 황경로·이구택·박득표씨 등 포스코 전 회장단도 함께 영정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어 주요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진념 전 부총리는 “박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주역으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산업을 일으키신 분”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얼마 전 ‘포항제철 만든 것보다 포항공대를 만든 것이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좋아하셨다”며 “비전에 열정을 더해 실제로 옮겨낸 인물”이라고 고인을 평했다. 이명박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꽃을 보내 조문을 대신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어 박 명예회장의 사망 원인을 ‘급성 폐손상으로 인한 호흡곤란’이라고 밝혔다. 의료진은 “지난달 11일 흉막전폐 절제수술을 받고 회복하다 지난 5일 급성 폐손상이 발생해 수면 상태에서 치료를 진행했지만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10년 전 흉막섬유종을 앓다 미국에서 종양제거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유증으로 폐와 흉막이 달라붙는 흉막유착이 생겨 호흡이 힘들어지자 한쪽 폐와 흉막을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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