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옥씨 언니 남편…2008년 고문 위촉뒤 3년간 받아
금융 전문성 없어 이례적…유동천 회장 로비창구 의혹
금융 전문성 없어 이례적…유동천 회장 로비창구 의혹
유동천(71·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을 전방위로 관리해 왔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72)씨가 유 회장한테서 4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인 황아무개씨도 제일2저축은행 고문으로 재직하며 3년여 동안 억대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합수단·단장 권익환)에 따르면, 황씨는 2008년 제일2저축은행의 고문으로 위촉돼 3년여 동안 억대의 고문료를 받아왔다. 검찰은 사업가 출신으로 금융 관련 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황씨의 이력을 보면, 이런 고문 위촉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황씨가 고문료를 받은 사실은 확인했지만, 현재까지 범죄 혐의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유 회장이 구속된 김재홍씨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실 박배수(46·구속) 보좌관 등 정권 실세에 수억원을 건네고 전방위적 ‘구명 로비’를 벌인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황씨의 고문 위촉 역시 이러한 로비 창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황씨가 고문으로서 정상적인 업무를 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황씨는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씨의 둘째 언니의 남편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손윗동서다. 황씨는 사업가 출신으로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이 대통령의 후원회 사무국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젊은 시절 사채업부터 시작해 제일저축은행을 일구는 등 금융업계에 평생을 투신한 인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회장이 금융계에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인맥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씨가 구속된 뒤로 로비 정황에 대한 진술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추가로 언급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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