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차관 공소장엔 ‘만남 주선’
이국철(49·구속 기소)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이 2008년 말 지식경제부 1차관으로 재직하던 임채민(53)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워크아웃과 관련된 논의를 한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임 장관은 “신 전 차관의 주선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이 회장이 2008년 말 그룹의 워크아웃과 관련해 임 장관을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당시 출입기록 등을 통해 이런 진술이 사실임을 확인한 것으로 18일 드러났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의 주선으로 이런 만남이 성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신 전 차관의 공소 사실에도 이 회장의 부탁을 받고 당시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와의 면담을 성사시켜줬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당시에는 세계 조선 경기가 불황으로 돌아서면서 중소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워크아웃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에스엘에스조선 역시 워크아웃 실사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그러나 2008년 퇴출 대상에서 빠졌던 에스엘에스조선은 2009년 이 회장이 창원지검에서 수사를 받는 도중에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2008년 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에스엘에스 쪽에 유리한 조선소 합병안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 장관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08년 이 회장을 사무실에서 20~30분가량 만난 적이 있다. 회사 임원 3~4명과 함께 와서 주로 조선업계나 중소기업의 형편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신 전 차관의 주선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기업인들 만나서 사정을 듣는 것이 업무의 하나라서 누구의 주선으로 만난 것이 아니다”라며 “그 뒤로는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없고, 어떤 청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현웅 김양중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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