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영화스태프, 밥먹듯 야근해도 ‘월평균 74만원’

등록 2011-12-21 20:57수정 2011-12-21 23:01

인권위, 특수산업 실태조사
저임금에 고용불안…화려한 문화·예술 뒤엔 ‘노동자의 눈물’
방송보조 “인격무시 등 심해”, 학교코치, 성적 나쁘면 해고
‘월평균 임금 73만8천원에 장시간·밤샘 노동, 비인간적 대우에 상시적인 실직 스트레스까지’

방송보조 인력, 영화 스태프, 학교 운동부 코치와 같은 문화·예술·스포츠 등 특수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성과 노동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이들 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 325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지상파 방송과 원·하청 또는 파견·용역 계약을 맺어 대부분이 간접 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는 연출·조명· 음향 등 방송 보조인력의 경우 전체 응답자 가운데 55.6%가 월 1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대상자의 21.3%는 주당 노동시간이 61시간 이상으로 법정근로시간(주당 52시간)을 한참 웃돌았고,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철야작업을 하는 경우도 22.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원·하청, 파견·용역 형태로 일을 하다 보니, 원고용주가 아닌 방송사나 제작사의 상급자로부터 인격 무시와 폭언을 경험한 노동자도 각각 40%와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와 배급사의 횡포로 인해 살인적인 노동강도, 임금체불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돼 왔던 영화산업 노동자들은 연간 월평균 임금이 73만8천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저임금은 영화산업 노동자들의 고용이 작품 단위로 이뤄지다 보니,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이들이 반복적으로 실업상태에 내몰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사 대상자 7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8명은 한 사람당 평균 523만원의 임금체불까지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업영화 촬영보조 일을 하고 있는 이아무개(21)씨는 “하루에 기본 12시간, 많으면 20시간까지 촬영하지만 일당으로 5만~7만원 받으면 많이 받는 정도”라며 “60억원이 투자된 대형 영화를 찍을 때도 촬영 보조에게는 7개월 동안 300만원밖에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 운동부 전임코치의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저임금이 학교 진학비리, 학생선수 인권탄압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교 운동부 전임코치는 시·도 교육청 방침상 1년 단위로만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전국체전이나 소년체전 입상실적이 없을 경우 해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월 임금도 15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8년 동안 서울의 두 군데 중학교에서 비인기종목 코치를 하고 있는 조아무개(33)씨는 “이것저것 떼고 나면 한달 월급이 120만원밖에 되지 않는데다, 성적 압박과 지역 인맥·학부형의 입김으로 해고를 당할 가능성도 크다”고 털어놨다.

이날 인권위에서 열린 실태조사 발표·토론회에 참가한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연구원은 “임금·고용에 대한 스트레스와 상급자의 반인권적 행위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동안 정부와 사용자들의 관심이 미약했던 이들 노동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법제도 개선과 정책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디도스 공격 당일, 국회의장 비서-청 행정관 ‘돈거래’
MB조카사위 연루…‘주가조작’ 씨모텍 간부 고발
‘김정일 사망’ 일 정보기관은 낌새챘다
‘난방물가’ 9%나 뛰어…서민들 겨울나기 ‘막막’
올해의 민망한 배우 2위 송강호, 1위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