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30일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왼쪽부터),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파킨슨병도 연관 가능성
“전기고문·머리 가격당해
‘뇌손상’ 발병 위험성 배가”
“전기고문·머리 가격당해
‘뇌손상’ 발병 위험성 배가”
수년째 파킨슨병을 앓아 온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결국 고문후유증으로 숨졌다는 것이 의료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 고문을 숨지게 한 직접적인 원인은 혈전(피떡)이 뇌혈관을 막아 뇌 조직을 죽게 만드는 ‘뇌정맥혈전증’이지만, 이 질환이 생기게 된 데는 고문 후유증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킨슨병은 오랜 기간에 걸쳐 뇌 세포가 소실되면서 몸이 경직되거나 근육의 떨림 현상이 나타나고,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자세가 불안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고문 피해자들을 돕는 단체인 ‘진실의 힘’에서 활동 중인 강용주(가정의학과 전문의) 아나파 의원 원장은 “파킨슨병의 원인이 명확하게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김 고문은 뇌에 심한 충격을 주는 전기 고문을 당했다”며 “이 때문에 뇌 조직이 점차 망가지는 파킨슨병을 앓게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김 고문은 진실의 힘 모임에도 여러차례 방문했었다”며 “정작 본인은 고문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도 못했다”고 했다.
고문을 당하는 과정에서 머리 부위에 많은 충격을 받았을 경우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도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배기영(정신과 전문의) 동교신경과의원 원장은 “세계적인 권투 선수인 무하마드 알리가 시합 등에서 머리를 많이 맞아 뇌 조직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킨 사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김 고문도 과거 군사정권 때 고문을 당하면서 머리를 비롯해 온몸을 많이 맞았을 것이고, 이에 따라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하지만 고문 직후 또는 수년 안에 파킨슨병이 나타난 것이 아니고, 통상 파킨슨병이 60대에 주로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화로 인해 생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학병원의 신경과 교수는 “고문이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이라는 의학적 근거가 명확히 있는 것은 아니다”며 “김 고문의 경우 파킨슨병으로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면서 뇌혈관질환을 앓게 돼 숨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문 후유증’이 결국 고문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연구는 다른 나라에서도 있어 왔고, 고문이 뇌 질환이나 정신질환을 비롯해 심장 및 혈관질환 등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0년 신군부에 끌려가 심한 고문을 당했던 송건호 선생이 파킨슨병을 앓다가 숨져,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게 됐을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씨나 시인 천상병씨 역시 심한 고문을 받아 결국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1980년대 중반 신군부의 ‘보도지침’을 폭로한 뒤 심한 고문을 당했던 김태홍 전 국회의원은 루게릭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이 역시 고문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국내에서는 1980년 신군부에 끌려가 심한 고문을 당했던 송건호 선생이 파킨슨병을 앓다가 숨져,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게 됐을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씨나 시인 천상병씨 역시 심한 고문을 받아 결국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1980년대 중반 신군부의 ‘보도지침’을 폭로한 뒤 심한 고문을 당했던 김태홍 전 국회의원은 루게릭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이 역시 고문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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