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추모하기위해 그가 고문을 당했던 서을시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5층 15호실 앞에 센터 경찰들이 올려놓은 조화가 놓여져 있다. 인권센터 한 경찰간부는 " 대부분 직원들이 고인을 기리자는 마음이 공감대가 이뤄져 돌아가신 30일 조화를 올려다 놓았다"라고 말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현직 경찰관 “5일장 진행되는 동안 불 항상 켜놓기로”
경찰 자성분위기…내부망에 ‘분향소’ 만들자 제안도
경찰 자성분위기…내부망에 ‘분향소’ 만들자 제안도
한 경찰관이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추모하기 위해, 그가 고문을 당한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 추모 조화를 바쳤다. 앞서 또다른 한 경찰관은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같은 장소(옛 대공분실)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등 김 고문의 별세를 계기로 경찰 내부에서 ‘과거사에 대한 자성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김아무개 경사는 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 고문이 별세한 지난 30일 고인이 조사를 받던 취조실 문 앞 탁자 위에 조화를 바쳤다”고 밝혔다.
김 경사는 옛 조사실 문 앞 탁자 위에 흰국화가 가득 담긴 조화 바구니를 놓아뒀다. 이 바구니에는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라고 쓰인 근조리본도 매달려 있다. 센터관계자는 “25년 전에 벌어진 일이지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깝다”며 “혹시라도 이 곳을 찾는 시민이 있을 수 있어 너무 쓸쓸하니 조화라도 놓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권보호센터 쪽은 김 고문을 추모하자는 센터장과 직원들의 의견이 일치한 만큼, 김 고문의 5일장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옛 조사실 복도 쪽 불을 항상 켜 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고문은 과거 민주화항쟁을 할 때, 이 곳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실에서 물 고문과 전기 고문 등을 당했으며, 고 박종철 씨는 1987년 이 곳 509호실에서 물고문을 당해 사망한 바 있다. 경찰은 불행한 과거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이곳에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를 만들어 당시 취조실을 그대로 보존한 채 일반인에 공개하고 있다. 509호실은 박 열사를 기리기 위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 놓았고, 515호실은 지금도 빈공간으로 남겨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옛 대공분실은 잘못된 역사와 개인의 아픈 과거가 함께 있는 현장이다”며 “509호실처럼 515호실도 기념관 등으로 만드는 부분도 이번 기회에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미래발전과 이준형 경위는 지난 30일 경찰 내부망과 소셜네트워크 ‘위키트리’에 글을 올려 “과거 경찰의 불법 행위를 자성하는 차원에서 같은 장소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 경위는 “찬·반 의견이 절반씩 나뉜다”며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경찰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김 고문 빈소에 조현오 경찰청장 명의의 조화를 보냈으며, 이로써 김 고문 별세에 대한 경찰의 입장 표명을 갈음하기로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