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길 밝힌 김근태
부인 “민주주의 회복에 앞장”
민청련 옛 동지들도 무대에
부인 “민주주의 회복에 앞장”
민청련 옛 동지들도 무대에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장례 나흘째인 2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는 김 고문 추모미사와 추모제가 잇따라 열렸다.
오후 5시부터 함세웅 신부(공동장례위원장)가 진행한 추모미사에 이어, 7시부터는 문화관에서 ‘2012! 참여하라, 점령하라’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자 고 김근태 의장 추모문화제’가 진행됐다. 300석 규모의 명동성당 문화관은 추모객 700여명이 가득 메웠고, 미처 입장하지 못한 시민 500여명은 명동성당 주차장에 마련된 화면을 보며 추모문화제에 함께했다. 사회를 맡은 배우 권해효씨는 “오늘 우리가 품은 희망이 클수록 김 고문의 삶과 죽음은 더 큰 가치를 가질 것”이라며 “1주기가 되는 2012년 12월30일, 떳떳하게 참여하고 점령했다고 말하자”고 문화제의 개막을 알렸다.
김 고문과 고교(경기고)-대학(서울대) 동창으로,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조사 ‘나의 영원한 동창 근태에게’를 낮은 목소리로 읽어가며 “내가 수배를 당해 집에 없을 때, 혼자 남은 아내가 달궈진 연탄에 눌어붙어 떨어지지 않는 연탄집게 때문에 쩔쩔맬 때면 김 고문이 와서 떼어줬다”며 “혁명가 김근태의 열정은 그런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80년대에 김 고문과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활동을 했던 ‘옛 동지’들이 무대에 올라 ‘민청련가’를 불렀다. 민청련 부의장을 지낸 권형택(56)씨는 “김 고문과 함께 활동했던 기억을 되새기고 앞으로 단결해 더 큰 희망을 찾자는 의미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김 고문의 부인 인재근(59)씨는 “김근태 동지는 하늘나라로 가면서 자신의 비밀병기인 인재근을 남겼다”며 “(김 고문의 유지대로) 2012년을 점령해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추모객들은 인 여사의 말에 크게 웃으면서도 눈물을 훔쳤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