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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산골 학교 교장 선생님 갑자기 벗으며 “하면 된다”

등록 2012-01-04 11:57수정 2012-01-04 12:10

임성엄(58) 강원 평창고등학교 교장이 지난달 19일 평창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교내 동아리 축제 무대에 올라 젊은이와 같은 근육질 몸매를 선보이고 있다. 평창고 제공
임성엄(58) 강원 평창고등학교 교장이 지난달 19일 평창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교내 동아리 축제 무대에 올라 젊은이와 같은 근육질 몸매를 선보이고 있다. 평창고 제공
 “제가 벗은 건 옷이 아니라 교장과 학생들 사이의 마음의 벽입니다.”

 2018년 겨울올림픽이 열릴 강원 평창군의 농촌지역 학교장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들 앞에서 남몰래 단련한 몸매를 깜짝 공개해 지역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임성엄(58) 평창고등학교 교장으로, 지난달 19일 평창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교내 동아리 축제에서 헬스 동아리 소속 학생들의 무대에 이어 자신도 팬티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해 근육질 몸매를 선보였다.

 임 교장은 무대에 올라 ‘스스로 힘써 노력하기를 쉬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자강불식(自强不息)이라는 2012년 임진년 새해 인사가 적힌 구호를 펼친 뒤, 마치 젊은이의 근육과 같은 몸매로 여러 자세를 취했다.

 예고에도 없던 교장 선생님의 깜짝 등장에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은 놀라움과 함께 환호성을 보내는 등 큰 호응을 보냈다. 안승원(17·1학년)군은 “교장 선생님이 갑자기 팬티 차림으로 등장해 모두 놀랐다”며 “교장 선생님이 젊은 학생들과 가까워지려고 하시는 것 같아 느껴져 좋았다”고 말했다. 임 교장은 이순(耳順)을 앞둔 나이에도 몸매를 단련하고 팬티 차림으로 학생들 앞에 선 이유를 묻자 “교육여건이 열악한 농촌지역 학생들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시골 학생들에게 도전정신을 북돋워주려면 말보다는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동아리 축제를 앞두고 두달 동안 날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교내 체력단련실에서 2시간 동안 체력 훈련을 했다. 학생들에게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고 여겨,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들에게도 비밀로 한 채 ‘쥐도 새도 모르게’ 혼자 지옥훈련을 이어갔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근육운동보다도 58살 학교장이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모인 무대에 팬티 차림으로 올라야 하느냐는 부담감 때문에 몇 번이나 포기할까 망설이며 고민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아내와 딸들도 말렸어요. 교장이 그래도 될까 고민이 운동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과 소통하고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주려는 뜻에서 용기를 냈는데, 학생들도 좋아하고 교육적 의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창/박수혁 기자 psh@hani.co.kr·사진 평창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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