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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남대문시장 노점상에 16억8천만원 뜯어

등록 2012-01-11 20:54수정 2012-01-11 22:04

“자릿세·청소비 내라”…환전상·요구르트 아줌마한테도 꼬박꼬박
시장 경비원·관리회사 간부 등 91명 구속·입건
개별 금품 상납에 허접 손수레 강제로 팔기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영세상인과 노점상들을 상대로 6년 넘게 수십억원의 금품을 뜯어온 시장 관리회사 간부 등 9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폭력계는 남대문시장 상인과 노점상에게 청소관리비 명목으로 자릿세 16억8000만원을 빼앗은 혐의(공갈 등)로 경비원 김아무개(4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남대문시장 대표이사 김아무개(73)씨 등 시장 관리회사 간부 8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또 남대문시장 개선사업을 빌미로 부실하게 제작된 노점 손수레 260대(12억6000만원어치)를 노점상들에게 강매한 혐의(강요)로 남대문시장 노점상 연합회(다우리회) 회장 김아무개(54)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대표 김씨를 비롯한 이 회사 임원 47명은 2005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시장 이면도로 노점상 57명에게 “청소비를 내지 않으면 장사를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해, 상점 규모에 따라 매일 3000원 또는 매달 4만~50만원씩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청소관리비 명목으로 이렇게 챙긴 돈은 6억8000만원에 달했다.

남대문시장 본동상가 운영회 정아무개(67) 상무 등 13명도 중구청 소유 도로에서 장사하는 노점상 46명에게서 같은 수법으로 6년 동안 3억4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환전상 등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상인들에게도 한달에 최고 30만원씩 청소관리비를 받아 챙겼고, 요구르트 배달원에게도 ‘공병이 나온다’며 매달 50만원씩을 뜯었다. 명목은 청소관리비지만 사실상 자릿세를 갈취해 온 것이다.

이들은 힘없는 노점상들에게 돈을 요구한 반면, 노점상 연합회를 결성해 목 좋은 길목을 차지한 260개 노점상에게서는 돈을 걷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원과 상가운영회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상인들을 협박해 금품을 상납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한 전직 경비원은 퇴직하면서 구청 소유 도로의 노점 3곳을 자기 구역이라고 점찍고는 이를 노점상에게 월 150만원씩 받고 세를 주기도 했다. 영세노점상 김아무개씨는 장사도 안되는 판에 매일 내는 청소비 2500원이 부담스러워 돈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김치를 싸온 뒤 인근 식당에서 1000원에 파는 공깃밥을 사먹거나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비원들은 “사장님이 외출할 때 눈에 거슬려 하신다”는 이유로 매일 1~3차례씩 호각을 불며 노점상인에게 짐을 싸들고 뒷길에서 30분간 숨어 있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2월부터 수사에 착수했지만 상인들이 경찰 조사에 응할 경우 장사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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