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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할 말 많은 서울시민들 말문 터졌다

등록 2012-01-11 22:17수정 2012-01-11 22:55

서울시가 11일 오전 청계광장에 마련한 시민발언대 ‘할 말 있어요’에 첫 발언자로 나선 김동해(66)씨가 ‘끝없이 계속되는 이 겨울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시가 가슴이 답답한 시민들에게는 해우소가 되고, 때로는 신문고 같은 구실을 하도록 마련한 시민발언대는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참여하고 싶은 시민은 서울시 누리집에서 희망 일시를 미리 신청하고 개인별로 10분까지 발언할 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시가 11일 오전 청계광장에 마련한 시민발언대 ‘할 말 있어요’에 첫 발언자로 나선 김동해(66)씨가 ‘끝없이 계속되는 이 겨울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시가 가슴이 답답한 시민들에게는 해우소가 되고, 때로는 신문고 같은 구실을 하도록 마련한 시민발언대는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참여하고 싶은 시민은 서울시 누리집에서 희망 일시를 미리 신청하고 개인별로 10분까지 발언할 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시민발언대 ‘할 말 있어요’ 첫날
다양한 주제로 10분씩 돌아가며 연설
“지금 20대, 30대! 정신 무장이 안 돼 있습니다. 호랭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사는데….” “서울형 어린이집에 2~3세 혼합반 허락해주세요.” “독도가 한국땅인 확실한 증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 시민들의 말문이 터졌다.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넘나들던 11일 낮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그간 가슴에 눌러담았던 이야기를 하얀 입김과 함께 쏟아냈다. 서울시가 누구나 주제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연설할 수 있는 시민발언대 ‘할 말 있어요’를 마련한 첫날이었다. 오전 11시부터 시민 16명이 10분씩 돌아가며 연설을 이어갔다. 10분의 제한시간이 짧은지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시민도 있었다.

시민발언대 첫 발언 기회는 영등포에 사는 김동해(66)씨에게 돌아갔다. 김씨는 “평소에도 사람들에게 많이 해왔던 얘기”라며 “끝없이 계속되는 이 겨울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다소 거창한 주제를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보며 풀어나갔다. 그는 “1997년 아이엠에프(IMF)는 우리나라만의 문제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전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며 거품경제 붕괴를 버텨낸 일본인들의 근성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대, 30대를 보면 무슨 일이든 해내겠단 결심이 없다”면서 젊은층의 정신 무장을 주문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평소 좋아하는 도종환 시인의 시를 낭송한 그는 “오는 18일 11시15분에 이어 발표하겠다”며 다음주 예고까지 한 뒤 자그마한 목제 연단에서 내려왔다.

개그프로그램 ‘애정남(애매한 걸 정해주는 남자)’을 패러디해 서울시의 잘못된 제도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3살짜리 아이를 둔 황혜란씨는 “아이가 다니던 민간 어린이집이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지정되면서 ‘2~3세 혼합반 운영은 안 된다’는 서울시의 규칙 때문에 아이들이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겨야 할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황씨는 “서울시가 0~1세, 1~2세, 3~5세의 경우 어~쩔 수 없으면 혼합반 구성이 가능하지만 2~3세 아이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어도 절대로 절대로 혼합반 구성이 안 된다는 게 서울시가 적용하는 어린이집 규칙”이라고 말한 뒤,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며 “시장님, 이 중에 어린이집에서 나갈 아이를 뽑아줄 수 있겠느냐”고 울먹였다.


이밖에 구청 공무원 불친절 사례, 서울 성북구 돈암정릉구역 재개발 시정 요구 등 서울시를 둘러싼 뜨거운 발언들이 이어졌다.

서울시 홈페이지(http://seoul.go.kr)에 미리 신청한 개인은 수요일마다 오전 11시~오후 3시 목제 연단에 올라 10분씩 발언할 수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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