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 비리 수사관련 3번째
저축은행 비리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김학헌(57) 에이스저축은행 회장이 검찰이 출석하라고 한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김 회장이 오전 9시30분께 서울 ㅍ호텔 객실에서 쪼그려 앉은 채 숨져 있는 것을 김 회장의 동서 손아무개(54)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회장이 자해한 뒤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텔 객실과 김 회장 조카의 개인 사무실 책상에서는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는 각각 검찰과 가족 앞으로 남긴 것으로, “억울하다. 수사 잘 해달라”, “삼촌이 바보 같은 결정을 하는구나, 미안하다. 재산 정리를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경찰이 전했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받던 주요 피의자가 자살한 것은 지난해 9월 투신한 제일2상호저축은행 정구행(50) 행장, 지난해 11월 목을 매 숨진 토마토2저축은행 차아무개(50) 상무에 이어 세번째다.
김 회장은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건설 시행사에 6900억원을 불법 대출해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를 받고 있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앞서 구속 기소된 윤영규(63) 에이스저축은행장, 최아무개(53) 전무와 공모했다는 혐의를 두고 그동안 세 차례 소환 통보를 했으나, 김 회장은 소환 연기를 거듭 요청하며 변호인을 통해 “불법대출 사실을 정확히 몰랐다”는 내용의 소명서를 제출했다.
합동수사단 관계자는 “오늘 소환해 혐의 내용을 확인할 계획이었는데, 출석을 앞두고 심한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며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충신 김태규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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