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2012년도 서울시 예산안에 대해 설명한 후 퇴임시 머리가 빠지고 늙은 자신의 모습을 묘사한 캐리커처를 선보이며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3성급 호텔에 묵기로…전 시장들은 일등석·5성급 이용
다음달 취임 뒤 첫 외국 출장을 떠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반석(이코노미) 항공편과 3성급 호텔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전 시장들은 관련 규정대로 항공편은 일등석, 숙소는 5성급 호텔을 이용했다.
박 시장은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를 방문해 재생에너지시설, 방재시설, 공공임대주택단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6일 “박 시장이 일본 출장을 갈 때 항공편은 일반석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외국 출장 때 시장이 일반석을 타는 것은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며 전임 시장들은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가까운 곳(일본)에 가는데 굳이 일등석을 탈 이유가 있느냐”며 이렇게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예규인 공무원여비업무처리지침을 보면, 대통령부터 장관까지는 1등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장관급인 서울시장은 외국 출장 때면 일등석을 탔다. 일등석 요금은 일반석에 견줘 4~5배가량 비싸다.
박 시장은 일본에서 숙소도 3성급 호텔을 이용할 계획이다. 이전 시장들이 일본 출장을 갈 경우 대부분 5성급 호텔을 이용했다. 여비 지침을 보면, 서울시장이 일본 도쿄에 출장 갈 경우 하루 숙박비로 미국돈 471달러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가는 공무원의 구성도 눈길을 끈다. 이번 출장을 수행하는 공무원은 녹색에너지과장, 하천관리과장, 임대주택과장 등 4급 공무원들로 꾸려졌다. 그동안 시장이 해외 방문을 할 때에는 2급 이상 실·국장들이 동행하고 일부 실무자들이 따라가는 모양새였지만 이번 출장에는 박 시장이 “정책을 입안하는 실무자들이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지시한 데 따라 과장급 공무원들이 참여하게 됐다.
박 시장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두 도시의 유수지·대심도 터널 등 방재시설, 상수도관을 이용한 소규모 발전소 등 친환경에너지 활용방안을 살펴보고 공공임대주택단지 운영 현황,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보육대책 등도 들을 계획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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