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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간첩딱지 붙이기 놀이는 그만

등록 2012-01-27 18:56수정 2012-02-17 13:41

Lee Su-ja
Lee Su-ja
[토요판] 커버스토리
윤이상 부인 이수자씨 인터뷰
‘죽어서도 상처입은 용’ 윤이상
부인 이수자씨 처음 입을 열다
“통영의 딸 3모녀를 북한 지옥에 내다 판 대가로 호강한 윤이상. 그 가족까지 통영-평양-독일 오가며 호강한다는 게 웬말이냐? 인신매매 간첩을 우상화하는 곳이 통영이더냐. 윤이상을 몰아내자.” 대한민국 대청소 500만야전군

푸른 남해 바다를 고즈넉이 품어안은 경남 통영이 앓고 있다. 유치환·김춘수 등 수많은 문인과 음악가를 배출한 ‘동양의 나폴리’에선 매서운 추위에도 간첩 딱지 붙이기 놀이가 한창이다. 주인공은 통영이 배출한 세계적 작곡가 고 윤이상. 현존하는 세계 5대 작곡가 중 하나로 꼽혔다는 이 현대음악의 거목이 세상을 떠난 지 16년이 흘렀건만, 희망찬 흑룡의 해에도 ‘상처 입은 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윤이상의 이름이 다시금 입에 오르내리게 된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여름부터 일부 보수 시민·종교단체들이 이곳 출신인 신숙자(69)씨와 두 딸 오혜원(35)·규원(33)씨 3모녀가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수용소에서 살고 있다며, 이들을 북으로 보낸 장본인이 윤이상이라고 지목하면서부터다. 이른바 ‘통영의 딸’ 논란이다. 이들 3모녀는 1980년대 독일 유학생 오길남 박사의 부인과 딸들로, 오 박사 가족은 1985년 독일을 떠나 입북했다가 이듬해 오씨만 홀로 탈출해 1992년 귀국한 바 있다. 오씨는 이후 저술과 각종 강연을 통해 윤이상이 자신과 가족들에게 입북하도록 직접 권유했으며, 또 자신이 북한을 탈출한 뒤에도 윤이상은 북에 남은 가족의 생사를 위협하며 자신에게 북에 있는 가족 품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압박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언론과 접촉을 피한 채 침묵을 지키던 이수자(85)씨와 딸 윤정(62)씨 등 윤이상 유족은 <한겨레>와 단독으로 만나 처음 입을 열었다. 오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이씨는 “오씨 가족의 송환을 위해 우리들만큼 애쓴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며 “북에 사정사정해 힘겹게 구해다준 부인과 두 딸의 사진과 카세트테이프가 되레 윤이상을 잡아먹는 용도로 쓰일 줄은 몰랐다”고 최근 논란을 바라보는 착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딸 윤정씨는 오씨를 비롯해 통영의 딸 구하기 운동을 벌이는 방수열 목사(통영현대교회)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상처 입은 용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가 1977년 윤이상과의 대담집을 펴내면서 붙인 제목. 윤이상이 1967년 동백림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겪은 고초와 상처를 빗댄 것으로, 윤이상의 어머니가 큰 상처를 입은 용 한마리가 지리산 자락을 날고 있는 태몽을 꾼 뒤 윤이상을 낳았다는 데서 처음 유래했다.

통영/글 최우성 최우리 기자 morgen@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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