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휴대폰 위치정보 심부름센터로 줄줄
‘고객 신상털기’ SKT·KT는 몰랐다

등록 2012-03-08 21:45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통사 협력업체 직원들이 수집프로그램 만들어 판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 협력업체의 직원들이 4310만명에 이르는 이동통신 가입자의 실시간 위치정보와 인적사항을 조회할 수 있는 불법 프로그램을 만든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프로그램으로 20만건에 가까운 개인정보가 가입자 본인 몰래 조회돼 이 가운데 상당수가 심부름업체 등을 통해 거래됐는데도, 이동통신사들은 경찰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개인정보 보호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

본인 몰래 19만여건 조회
건당 10만~30만원에 팔아
불법거래 83명 무더기 적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이동통신사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가입자 인적사항 등을 무제한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동통신사 협력업체 2곳의 직원 서아무개(36)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개인정보를 팔아넘긴 혐의(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심부름업체 직원 이아무개(46)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 프로그램으로 빼낸 정보를 사고판 혐의(위치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조회업자, 심부름센터 관계자 등 7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협력업체들은 두 이동통신사의 ‘친구찾기’ 등 모바일서비스를 유지·보수·개발하는 곳으로, 이들 업체 직원 5명은 업무상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인적사항, 휴대전화 실시간 위치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자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만든 프로그램은 필리핀에 살고 있는 이아무개(31·체포영장 발부)씨의 손에 흘러들어갔고, 이씨는 지난해 7월 심부름업체 직원 이아무개(46·구속)씨에게 접근해 10일치 사용료로 200만원씩을 받고 프로그램을 팔아넘겼다. 이씨는 또다른 심부름업체 업자 김아무개(41·구속)씨 등 3명에게 위치정보는 건당 20만~30만원, 가입자 인적사항은 10만~15만원에 팔았고, 심부름업체 업자 윤아무개(37·구속)씨 등 31명은 정보제공을 의뢰한 소아무개(53·여)씨 등 42명에게 건당 30만~60만원씩 받고 되팔았다.

이 프로그램이 범행에 사용된 것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로, 이 기간 동안 조회된 개인정보는 19만8000여건(중복 포함)에 이른다고 경찰은 밝혔다.

심부름업체에 정보제공을 의뢰한 사람들은 대부분 도망간 채무자나 불륜이 의심되는 배우자를 찾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심부름업체들은 인터넷 누리집 등을 차려놓고 검찰 출신임을 내세우거나, 사업이 합법적인 것처럼 속여 의뢰인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번에 적발된 한 심부름업체에 이날 기자가 전화를 걸어 “채무자를 찾고 싶다”고 했더니, “실시간 위치추적은 업자들이 모두 구속돼 불가능하지만, 이름과 나이를 알려주면 (우리가) 주민번호를 알아낸 뒤 금융기관이나 홈쇼핑업체를 해킹해 얻은 정보로 위치를 찾을 수 있다”며 “착수금 200만원에 성공보수금 100만원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도 “40만원만 입금하면 휴대전화 번호로 가입자의 주소와 이름을 반나절 만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와 협력업체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가입자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은 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심부름업체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불법 신용정보업체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정희의 또다른 ‘장물’ 청구대학
[단독] 국정원 ‘후쿠시마 방사능 유입 경고’ 막았다
쿵·쿵…6차례 발파…구럼비 해안 화약냄새로 뒤덮여
새누리 시스템 공천? 친박에겐 너그러운 ‘도덕성 잣대’
삼성에버랜드 ‘재벌 웨딩홀’ 시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