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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찰도 모자라…총리실, 김종익씨 ‘음해 공세’

등록 2012-03-26 08:15

제보자 직접 접촉·의원에 사찰정보 넘긴 정황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58) 전 케이비(KB)한마음 대표를 조직적으로 음해하려 들었던 정황이 25일 드러났다.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 내용을 외부로 빼돌려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려 한 것이다.

국무총리실은 2010년 6월28일 피디수첩 방영 등으로 ‘민간인 불법사찰’의 실체가 드러나자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그해 7월9일 검찰이 권중기 국무총리실 감사관의 자동차에서 46건의 보고서를 압수한다.

이 가운데 ‘케이비 강정원 행장 비리 관련 보고-김종익 관련’ 보고서를 보면, 국무총리실은 김씨를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김종익 지원세력 예봉꺾고
다른 사안 검토 경고할 필요”
총리실서 대책문건 마련 뒤
‘횡령의혹 제기’ 인물과 통화
여 의원은 검찰에 ‘수사 의뢰’

이 보고서는 김씨가 헐값에 케이비한마음을 개인회사로 만들었다는 의혹을 담고 있는데, 이들은 △본건을 권택기 의원(새누리당)에게 통보, 선 의혹제기로 김종익 쪽의 예봉을 꺾고 △김종익 관련 추가 물증 확보 시마다 의혹공개라는 대책을 준비했다. 또 국무총리실의 다른 보고서에서도 △국회에서 의혹제기 △김종익의 좌파성향 실체 및 불법행위 아킬레스를 적시 등의 대책을 세웠다. 피해자 김씨에 대한 사찰 내용을 여당 국회의원을 통해 폭로한다는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계획은 실제 제보자 접촉으로 이어졌다.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진경락 전 국무총리실 기획총괄과장은 2010년 7월5일 오전 9시11분부터 ㅇ업체 손아무개 대표와 5분여 동안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난다.

손 대표는 “김씨가 납품단가를 과장해 케이비한마음의 공금을 횡령했다”는 주장을 했던 인물이다. 진 전 과장은 당시 국무총리실의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보고를 취합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보자와 직접 통화를 하는 일은 드물었다. 또 7월5일은 국무총리실이 자체 조사를 거쳐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날이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국무총리실은 조직이 위기에 처한 날, 김씨를 공격할 수 있는 제보자에게 부적절한 접촉을 시도한 셈이다.

ㅇ업체 손 대표의 이름은 새누리당 조전혁 의원이 김씨를 수사의뢰하는 과정에 다시 등장한다. 조 의원이 7월9일 제출한 수사의뢰서는 “손 대표가 본 의원을 직접 방문해 제보를 했으며, 이 내용을 보면 김씨가 거래업체를 통해 ‘비용 부풀리기’를 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국무총리실 문건과 통화 사실 등을 볼 때, 국무총리실이 당시 한나라당에 불법적으로 얻은 사찰 정보와 제보자를 함께 넘겼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2월 김씨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조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4명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일정 부분 의혹을 제기할 만한 근거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김씨 쪽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항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의 법률 대리인인 최강욱 변호사는 “당시 조 의원 등은 민간인 사찰의 피해자를 마치 파렴치범인 것처럼 둔갑시켰다”며 “국무총리실이 불법사찰 내용을 전달해 피해자를 공격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난 만큼, 재수사를 통해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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