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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꾀병 수당’ 100배로 되갚은 베트남 참전용사

등록 2012-03-26 15:17수정 2012-03-26 21:04

권중석(66)씨
권중석(66)씨
베트남전 참가 권중석씨
꾀병 부리고 전투수당 받아
백혈병 베트남인에 천만원
‘탄피 밀반출’ 참회 기부뜻도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60대 시민이 동료들이 피를 흘리며 싸우는 동안 ‘꾀병’을 부리면서 받았던 전투수당을 평생의 빚으로 여기고, 40여년 만에 그 100배의 금액을 되갚았다.

강원 삼척시 정라동 권중석(66·사진)씨는 26일 인하대병원에서 백혈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탄 따이(24)의 치료비로 1000만원을 송금했다. 탄 따이는 베트남 호치민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해 정부 초청 국비장학생으로 입국해 공부하다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다.

권씨가 치료비를 지원하게 된 이유는 44년 전 베트남 전쟁터에서 진 마음의 빚 때문이다. 1968년 맹호부대 운전병으로 베트남에 파병됐던 권씨는 열대의 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꾀병을 부려 병상에 누운 채 전투수당 8만4800원을 받았다. 당시 많은 전우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고 부상을 당하는 가운데 혼자 손쉬운 방법으로 전투수당을 받았던 일이 평생 동안 권씨를 괴롭혔다.

이를 평생의 빚으로 여긴 권씨는 삼척시 사회복지과 홍귀자 담당의 도움을 받아 빚을 갚을 방법을 찾다가 베트남 출신 탄 따이의 소식을 듣고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권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베트남에서 귀국할 때 155㎜포 탄피 100개를 몰래 반출해 부산항으로 싣고 와서 당시 돈 7만원에 처분한 일도 바로잡기로 했다. 권씨는 주한 미국대사관에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기부금으로 1000만원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미국대사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권씨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자가용이나 휴대전화도 없지만, 돈으로라도 그때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죽어서도 전사한 동료들을 볼 수가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권씨는 북한과 아프리카 주민들을 돕는 데도 다달이 통장에서 적지 않은 정기 후원금을 내는 등 다양한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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