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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악음계+그루브+첫사랑=버스커버스커 중독

등록 2012-04-10 16:34수정 2012-04-10 20:50

버스커버스커.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버스커버스커.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버스커버스커 돌풍 왜?
‘슈스케3’ 결승뒤 첫 음반 내
차트 점령에 공연 매진까지
푸근·흥겨움, 아이돌과 차별
장범준 “옛 애인에 관한 노래”
상명대 애니메이션학과 선후배 사이인 장범준·김형태와 같은 학교 영어 강사 브래드가 지난해 밴드 버스커버스커를 결성한 건, 순전히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케이3> 출전을 위해서였다. 생방송 진출 ‘톱10’을 가리는 마지막 관문에서 탈락했을 때만 해도 버스커버스커의 오늘을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 뒤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편집에 불만을 제기하며 방송에서 자진하차한 예리밴드 대신 생방송에 나갈 기회를 얻은 것이다. 브래드는 “버스커버스커의 정식 드러머가 되고 싶다”며 학교에 사표를 냈다. 일회성의 임시 밴드가 제대로 된 밴드의 꼴을 갖추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다. 하지만 이때도 역시 버스커버스커의 오늘을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버스커버스커 정규1집.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버스커버스커 정규1집.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생방송 무대가 시작되자 국면이 바뀌었다. 매 무대마다 익숙한 곡을 독창적으로 바꾼 편곡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시작했다. 이 ‘보결 합격자들’은 끝내 결승전까지 올랐고, 우승자 울랄라세션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화려한 축제가 막을 내린 뒤, 그들은 음악과 밴드의 정체성을 고민해보겠다며 방송사 음악행사, 인터뷰 등에 불참하고 대중의 시선 바깥으로 사라졌다. 방송 심사위원을 맡았던 이승철은 “배은망덕” 운운하며 일침을 날렸고, 멤버 불화설과 밴드 해체설이 돌기도 했다.

버스커버스커의 대답은 음악이었다. 자작곡 11곡을 눌러담은 첫 앨범을 지난달 말 발표한 것이다. 반응은 놀랄 만큼 폭발적이다. ‘벚꽃 엔딩’, ‘여수 밤바다’, ‘첫사랑’ 등 8~9곡이 동시에 음원 차트 10위권에 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달 5~6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여는 첫 단독공연은 티켓 판매 5분 만에 1800석이 매진됐다. 서울 공연을 5월4일 하루 더 추가한 데 이어, 전주·부산·울산·대구 등 전국 투어도 돈다.

버스커버스커.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버스커버스커.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버스커버스커 음반이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대학생 최민우(24)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요즘 버스커버스커 앨범이 단연 화제”라며 “비슷비슷한 아이돌 음악에 지친 이들이 소박하고 푸근하면서도 흥겨운 버스커버스커 음악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음반을 주문했지만, 물량이 달려 일주일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음반 제작사인 씨제이이앤엠 관계자는 “발매 열흘 만에 3만장 넘게 팔렸다. 계속 추가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근하면서도 흥겨운’ 특유의 느낌은 국악에서 쓰는 5음계(도레미솔라) 위주의 멜로디와 그루브 넘치는 서양 음악의 리듬을 결합한 데서 비롯된 듯하다. 가요에 국악을 접목하는 시도를 즐겨했던 송창식을 떠올리게도 한다. 전곡을 작사·작곡한 장범준은 “앨범 수록곡은 고3 때부터 만들어온 것들”이라며 “특별히 국악 요소를 넣으려 한 건 아니고, 어릴 때부터 5음계 위주 노래들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련하고 애틋한 첫사랑의 감정을 담은 노랫말의 매력을 꼽는 이들도 많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여수 밤바다’에 담긴 수줍은 고백은 수많은 여심을 흔든다. 장범준은 “여자라는 존재를 통해 가사를 얻는다”며 “앨범 수록곡들은 두 명의 예전 여자친구에 관한 노래들”이라고 털어놨다.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씨는 “아이돌신과 홍대 인디신 사이에 자리잡은 중간계의 음악, 그 중에서도 십센치, 옥상달빛, 좋아서하는밴드 같은 어쿠스틱하면서도 발랄한 음악들이 떠오른다”며 “여기에 펑키한 밴드 스타일을 가미해 훨씬 더 리드미컬하고 다채로운 음악들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버스커버스커는 방송 출연보다는 공연 위주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아이돌 그룹과는 차별화된 밴드의 모습을 그리는 듯하다. 장범준은 “지금은 밴드로서 여러 가지를 배워가는 단계”라며 “버스킹(길거리 공연), 클럽 공연 같은 작은 무대에도 많이 서며 노래를 들려주는 재미를 마음껏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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