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에 불이익 올라” 걱정
“살인사건 얘기 잘안해” 입조심
“살인사건 얘기 잘안해” 입조심
최근 잇따른 살인사건으로 중국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는 가운데, 10일 중국동포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과 영등포구 대림동을 찾았다.
잡화상 좌판이 펼쳐져 있는 시장골목 사이로 양꼬치 가게 직원들이 손님을 맞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중국동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관심과 무관심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중국동포를 남편으로 둔 한족 류수광(42)씨는 “먹고살기 힘든데 그런 얘기는 잘 안 한다”고 말했다. 김명철씨는 “가게 일이 바쁘다 보니 사람들을 잘못 만나고 가게 오는 동포들도 그런 말 잘 안 한다”고 했다.
법을 위반했으면 법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말들도 오갔다. 14년째 한국에 살면서 양꼬치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호(51)씨는 “사람을 죽였으면 죄값을 받아야 하고 부정적 시선도 감수해야한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과 임금체불 문제로 직업소개소장을 살해한 영등포 사건은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동포도 있었다. 직장을 얻기 위해 직업소개소를 찾은 김명철(55)씨는 “수원 일은 무조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영등포 직업소개소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피해자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취업정보회사 직원인 나아무개씨는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이는 일은 안 된다”면서도 “거짓말하고 돈을 안 주면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막노동을 하는 50대 후반의 한 중국동포는 “한국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중국동포는 나쁜 사람, 이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룡 중국동포사회연구소 소장은 “수원 사건과 영등포 사건은 서로 다른 사건이다”며 “워낙 파장이 커서 동포 사회에 불이익이 미치면 어떡하냐”며 걱정했다.
최황규 서울중국인교회 목사는 한국인들이 중국동포의 범죄를 개인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달리 다문화·다민족 사회 경험이 부족해 개인의 문제를 집단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집단 전체의 문제로 보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영섭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사무국장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중국동포나 이주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사회적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구조적인 차별을 정책적으로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충신 이경미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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