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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상납중단-파산신청-경찰수사’ 시기 겹쳐 논란

등록 2012-04-25 21:30수정 2012-04-25 23:13

[파이시티, 최시중·박영준에 로비] 2010년 특수수사과 수사
파이시티쪽 “대표 겨냥 기획수사” 주장
우리은행 등 “전혀 사실과 다르다” 반박
경찰 “수개월 계좌추적…수사 쉽지 않아”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52)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한테 건넬 목적으로 61억여원을 브로커에게 전달한 ㈜파이시티 ㅇ대표가 불법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돈은 대부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정에서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10년 ㅇ대표의 횡령 등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 그를 구속시키기도 했다. 당시 수사 기록을 보면, ㅇ대표는 2004년부터 부동산 사업을 벌이기 위해 우리은행 대출 담당자와 접촉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에 있는 빌딩을 사들였다가 되팔겠다며 대출이 될 경우 현금과 사업 지분을 주겠다고 제안한 뒤, 대출 담당 팀장 두명한테 현금 42억4000만원을 건넸다. 당시 우리은행 부동산금융팀장인 천아무개(49)씨 명의의 강원도 땅을 원래 매매대금 44억원에 19억원을 덧붙여 고가로 사주기도 했다. 수년 동안 그가 받은 금융권 대출액은 1조5000억여원에 이른다.

이렇게 받은 대출금이 정상적인 부동산 투자에만 쓰이지는 않았다. 국외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로 빼돌린 액수만도 1600억원대에 이를 정도다. 그는 중국에 있는 빌딩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홍콩에 설립한 자회사에 송금했다. 또 당시 공동대표였던 중국인 민아무개씨와 홍콩에 만든 페이퍼 컴퍼니로 600억여원을 송금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 수사는 이런 횡령 사실 자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횡령한 돈이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된 것은, ㅇ대표와 공범 관계에 있었던 민씨가 중국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한 자금 정도에 그쳤다. ‘눈먼돈’이 어디로 샜는지 행방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 관계자도 “수개월 동안 계좌추적을 했지만 수사가 쉽지 않았다”며 “특히 계열 회사가 많아 자금 추적이 어려웠고, 변칙적으로 운용됐다는 사실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ㅇ대표는 자신을 겨냥해 기획된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 민씨가 저지른 범죄를 자신이 뒤집어썼다는 것이다. 그는 “최 전 위원장한테 상납하던 돈이 끊기고 파이시티 사업 지분을 넘기라는 협박에 시달릴 때쯤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며 “그 과정에 파이시티 사업권도 우리은행을 통해 포스코건설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2010년 8월 주채권은행이었던 우리은행이 ㈜파이시티에 대한 파산 신청을 하고 분양권 계약이 중단되던 시기와 경찰 수사 시점이 공교롭게 맞아떨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 쪽은 ㅇ대표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당시 파이시티 사업은 수익성이 불투명하고 리스크가 높아 다른 건설사에서도 흥미를 갖지 않았다”며 “공모 절차까지 거쳤는데 아무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우리가 계약을 맺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당시 ㈜파이시티의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이자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업체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현웅 최종훈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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