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체포
김찬경(55)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부실 저축은행 경영평가를 앞두고 회삿돈 200억원을 빼돌린 뒤 서해상에서 어선을 이용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해경에 붙잡혔다.
해양경찰청은 김 회장과 밀항을 주선한 이아무개(53)씨 등 5명을 3일 오후 8시30분께 경기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선착장에서 밀항단속법위반혐의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회장은 소형 어선을 이용해 공해상까지 간 뒤 중국 선박으로 옮겨타 중국 산둥성으로 밀항하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거 당시 김 회장은 5만원권 현금 1200만원을 담은 가방과 여권을 소지하고 점퍼와 운동화 차림으로 모자를 눌러쓴 채 알선책 오아무개(49)씨와 함께 부두에 정박해있던 9.7t규모 어선의 선실에 숨어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미리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궁평항 선착장에서 선원과 낚시꾼으로 위장해 잠복해있다가 어선에 은신한 김회장 등 2명과 어선옆 부두에서 알선책 이아무개 등 3명을 붙잡았다.
박남희 해양경찰청 외사수사계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부실저축은행 고위급 관계자가 밀항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알선책 박아무개(53)씨와 엄아무개(53)씨 등의 행적을 계속 감시해왔다”며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사전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이들이 경기 화성시 궁평항으로 이동하는 것을 알고 현장에 잠복중 김회장 일행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밀항을 알선한 이씨 등은 부실저축은행 관련 출국금지된 김회장을 해상을 통해 중국으로 밀항시키기 위해 선박과 항포구를 물색하면서 김회장과 밀항시기를 조율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5일 오후 김 회장의 신원을 확인한 뒤 부실저축은행 수사를 맡고 있는 대검찰청 저축은행 합동수사단에 신병을 넘기는 한편, 밀항을 알선한 이아무개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5일 오전 저축은행 경영평가위원회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받은 상태였다.
인천/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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