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지난 4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사진. 게임사이트 화면 갈무리
서울 성동경찰서는 유명 컴퓨터 게임 디아블로3 한정판을 사기 위해 ‘새치기를 하면 칼로 찌르겠다’는 협박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로 이아무개(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디아블로3은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미국 게임 회사 블리자드가 개발한 컴퓨터 게임으로 등장인물을 조작해 괴물들과 싸우고 정해진 임무를 수행해 더 강한 능력을 얻는 유명 롤플레잉 게임이다.
이씨는 14일 서울 왕십리에서 열릴 디아블로3 공식 출시 전야제에서 이 게임의 한정판을 사기 위한 인파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 4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새치기나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하여... 오랜만에 꺼내는군요’라는 글과 함께 칼(칼날 길이 13cm) 사진을 올렸다.
또 이씨는 ‘한정판에 눈이 멀어 전 지금부터 13일 런칭행사 출발시까지 단검 마스터리 스킬(게임 속에서 단검의 공격력을 높여주는 기술)을 연마하겠습니다. 악마 사냥꾼(디아블로3 게임 캐릭터 중 하나) 많이들 들어보셨죠? 새치기 사냥꾼으로 기억해 주십시오’라는 글과 함께 칼을 들고 누군가를 찌르는 듯한 자세를 취한 사진을 올렸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디아블로 게임을 좋아하는데 14일 한정 판매하는 게임을 구입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이런 글을 올렸다”며 “누군가를 찌를 생각은 없었고 장난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칼을 지난해 아파트 인근 풀섶에서 찾았다고 진술했다”며 “이씨가 사는 지역이 미군 기지가 많은 곳이고 이 칼이 미국에서 생산된 점 등을 봤을 때 미군이나 그 가족들이 버린 것을 주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최근 서울 신촌에서 일어난 10대들의 대학생 살인사건 등 흉기를 이용한 범죄가 많이 일어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이씨에 대한 수사에 신속하게 착수했다”며 “본인은 장난이라고 하지만 칼로 찌르는 시늉이나 칼을 차고 있는 장면 등은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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