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사퇴 요구에 경고
잇단 수습책에도 내분 지속
“종단이 법과 상식에 따라야”
잇단 수습책에도 내분 지속
“종단이 법과 상식에 따라야”
승려들의 도박 동영상 폭로 사건으로 터져나온 조계종 내분 사태가 총무원 쪽의 수습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총무원 쪽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이들을 찾아내 징계하겠다고 밝혀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14일 총무원·교육원·포교원 등 집행부와 의회 격인 중앙종회, 사법부 격인 호계원 등 각 부문 책임자들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고 “문제 당사자들의 참회와 공직 사퇴를 확인하고, 호법부의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종단 최고 어른인 진제 종정과 종단의 수장인 총무원장의 참회 뜻을 이어받아 모든 사부대중이 흔들림 없이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앙종회는 이날 참회문을 발표해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과 사부대중 앞에 참회를 드린다”고 밝혔다.
도박 당사자인 조계사 전 주지 ㅌ스님은 이날 언론사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깊이 참회한다. 지탄과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ㅌ스님이 속한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 모임인 ‘무차회’도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에는 일종의 정당 구실을 하는 5대 주요 종책이 있는데, 무차회도 그 가운데 하나다. 자승 총무원장의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자승 총무원장이 수습책의 하나로 사퇴를 선택할 기미는 없다. 자승 원장은 이날 오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인 지현 스님을 신임 총무부장으로 임명했다. 지현 스님은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인물로 알려진다. 한 불교계 관계자는 “총무부장은 총무원장 부재 때 직무를 대행하는 요직으로, 자승 원장이 직접 공들여 인선했다”며 “자승 원장이 끝까지 책임지고 이 사태를 뚫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승 원장은 총무원의 다른 부·실장도 조만간 새로 임명할 계획이다.
이날 조계종 대책회의 결과 중에는 자승 원장을 압박하는 세력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들어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날 긴급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승려 도박 장면을 몰래 찍은 행위에 대해 “파승가적 행위자에 대한 명확한 조사를 하고, 종단 차원의 징계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자승 원장 사퇴 압력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도박 사건을 처음 폭로한 성호 스님은 이날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2009년 강남 ㅇ호텔 도박 사건 등 조계종 간부가 도박에 연루된 사실을 보여주는 녹화·녹음자료를 갖고 있다”며 “부도덕한 종단이 정화되지 않으면 추가로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자승 원장의 사퇴를 주장해온 또다른 스님도 “종단이 법과 상식에 따라 운영되지 못한다면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종단 내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에 대해 한 불교계 관계자는 “현 조계종 총무원이 몇몇 정책적 결정을 무리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기득권을 빼앗겼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승 원장 체제에 반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미 진명선 이정국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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