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 수사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24일 중국 전화금융사기단과 연계해 국내에서 점조직 형태의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한 총책 홍아무개(38)씨와 인출책 이아무개(27), 텔레마케팅 사무실 운영자 최아무개(28)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대포통장 양도자 등 2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 등은 지난 2~5월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대검찰청 수사본부인데, 지금 선생님의 이름이 나와 범죄와 연루돼 있는지 수사를 해야 한다”고 속여 가짜로 만든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하게 해 인터넷뱅킹에 필요한 인증번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피해자 통장의 현금을 인출하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7명으로 피해액은 4억3000만원에 이른다. 홍씨 등은 이 돈을 미리 확보한 대포통장에 분산 입금한 뒤 홍씨 계좌를 거쳐 중국으로 송금했다. 이들은 피해 금액의 40% 가량을 챙긴 돈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의 포르쉐와 벤츠 등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2~5월 중국 전화금융사기단의 ‘준이’라는 인물로부터 대상자 명단과 기본적인 개인 신상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출이 거부된 사람에게 ‘신용도를 올려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신상정보를 알아낸 뒤 대포통장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 등은 국내 총책, 인출책, 대포통장 모집ㆍ운반책, 텔레마케팅 사무실 담당 등 역할을 나눠 점조직 형태로 운영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확보한 개인 신상정보가 범죄에 폭넓게 활용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인터폴과 공조해 중국 조직의 신상 정보를 확인한 뒤 추가 범죄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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