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밀양사건’ 내부불만 무마 신청
검 “모욕죄 구속요건 인정 어려워”
검 “모욕죄 구속요건 인정 어려워”
검경 수사권 갈등의 상징적 사례인 이른바 ‘밀양 사건’의 주인공 박아무개(37) 검사에 대해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7시간 만에 반려했다. 경찰이 현직 검사의 체포영장을 신청한 초유의 사건은 짧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지난 3월 경남 밀양경찰서 정아무개(30) 경위가 자신에게 폭언을 퍼부었다며 지휘검사인 박 검사를 모욕·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12일 오전 10시께 박 검사의 소속 검찰청인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정 경위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 등을 벌인 결과 고소 내용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양쪽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태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오후 5시께 “박 검사가 정 경위의 무리한 수사방법 등에 대해 질책한 사실만 인정될 뿐, 모욕죄의 구성 요건인 공연성(여러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체포영장을 반려했다. 검찰은 “피고소인의 직업과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대구지검 형사1부의 홍승욱 부부장검사를 서부지청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해 체포영장 처리를 담당하도록 했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반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도 이날 경찰이 영장을 신청한 것은 내부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김기용 신임 경찰청장이 검경 갈등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영장 반려에 대해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중이며, 체포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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