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씌운 저를 태우고 오빠가 자전거를 몰고 있네요.
[토요판] 가족관계 증명서
오빠, 약속 기억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오빠에게.
안녕! 깜짝 놀랐지? 오빠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야. 아마 이 신문이 발행되었을 땐 이미 오빠의 생일은 지나고도 남았겠지? 오빠 생일에 딱 맞춰서 발행되면 참 좋을 텐데 그게 좀 아쉬워.
우리 오빠 이제 만으로도 20살이네. 내 기억 속엔 오빠는 아직도 고등학생인데 세월이 빠르긴 빠른가봐. 나도 어느덧 19살이고 부모님의 얼굴엔 주름이 하나둘씩 늘어가는 걸 보면 세월이 빠르다는 걸 새삼 느끼게 돼.
우리 참 오랜만에 만났었지? 한 4개월 만에 만난 것 같아. 오빠 온다고 했을 때 나 꼼꼼하게 계획까지 세워 놓았던 거 알아? 우선 오빠 보면 “오빠~” 하고 안기고 같이 저녁밥 먹고 그동안 못 했던 대화도 하고 그 다음날 체육대회니까 같이 가서 운동해야지 하고 몇 번이곤 생각했는지 몰라. 그런데 막상 오빠 봤을 때 못 하겠더라고. 너무 반가운데 좀 멀어진 기분이 들었어. 그래서 좀 많이 씁쓸했어. 우리는 다른 남매들처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지 않아서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소풍도 같이 가고 운동회도 같이 해보지 않았잖아. 이렇게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빠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잘 떠오르지가 않아. 내 기억 속엔 난 늘 혼자였어. 오빠랑 처음으로 같이 다니게 되었던 초등학교 1학년 때,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 내 곁에 오빠가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 그것도 잠시였지만 말이야. 또 나 혼자 남게 됐을 때 별로 슬프지 않았는데 오빠의 빈자리가 너무 크더라. 뭐 지금은 괜찮지만.^^
오빠, 어렸을 때 나랑 했던 약속 기억해? 오빠가 나한테 그랬잖아. 우리가 엄마, 아빠, 할머니 아프지 않게 해주자고.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는데, 오빠 기억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비록 어렸을 때 약속이지만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유효한 약속이니까 우리 꼭 그 약속 지키자.
좀 늦었지만 생일 정말 많이 축하하고 나의 오빠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좀 황당했을 수도 있는 생일 선물이지만 기분 좋게 받아줬으면 좋겠어. 항상 부상 조심, 차 조심하고 또 여자 조심하고. ^^ 내가 무슨 말 할지 알지? 다시 한번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김효선의 하나뿐인 오빠 김윤재씨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 귀여운 동생 효선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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