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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와대에 할 말 없나” 묻자…“아까 가슴 아프다 하지 않았나”

등록 2012-07-03 20:51수정 2012-07-04 10:58

<b>저축은행 피해자들 시위</b>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석한 10일
오전 대검 정문에서 저축은행 예금 피해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저축은행 피해자들 시위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석한 10일 오전 대검 정문에서 저축은행 예금 피해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 출석 표정
변호사 대동 잠시 휘청
수사단장에 “죄송하다”
검 “대부분 혐의 부인”
3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수많은 취재진에게서 벗어나 대검찰청 10층으로 올라간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은 최운식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 단장과 마주 앉았다. 이 전 의원은 “죄송하다”고 입을 뗐다고 한다. 물을 한잔 마시고 5분 가까이 대화를 나눈 그는 11층 조사실로 옮겨 강도 높은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정각, 이 전 의원은 은색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변호사·수행원과 함께 내린 이 전 의원은 양복 앞섶을 여미며 천천히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계단을 오르다 층계참에 마련된 사진촬영 지점을 지나치자 변호사가 다가와 팔을 붙잡았다. 이 전 의원은 넘어질 듯 잠시 휘청했다. 그러나 곧 자세를 바로잡았다. 카메라 플래시가 수도 없이 터졌다. 그는 차분히 앞을 바라봤다. 얼굴에는 거의 표정이 없었다.

<b>‘휘청’…최고실세서 피의자로</b>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3일 오전 솔로몬저축은행 등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계단에 오르다 휘청거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hani.co.kr
‘휘청’…최고실세서 피의자로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3일 오전 솔로몬저축은행 등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계단에 오르다 휘청거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hani.co.kr

이 전 의원은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도 차분히 답했다. 그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가슴이 아프다. 가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돈 받은 사실은 인정하는가’, ‘대선자금으로 썼다는 의혹도 있다’고 묻자 거듭 “가서 얘기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친형으로서 조사받게 됐는데 청와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소 발끈했다. 그는 “아까 가슴이 아프다고 하지 않았나”라는 말을 남기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차에서 내린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은 시각이었다. 대검찰청 정문 앞에선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목이 쉬어라 “이상득을 구속하라”고 외쳐댔다.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이 전 의원은 청사 10층 윤대진 합수단 1팀장 방에 들렀다. 이 전 의원을 조사할 윤 팀장은 방에 없었다. 이 전 의원은 변호사와 함께 최 단장과 얘기를 나눈 뒤 1123호 조사실로 올라갔다. 오랜 친구인 최시중(75·구속기소) 전 방송통신위원장 그리고 자신의 보좌관 출신으로 ‘엠비(MB)맨’이 된 박영준(52·구속기소)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조사를 받았던 바로 그 장소다. 검찰이 ‘피의자성 참고인’이라고 불렀던 이 전 의원 신분은 ‘피의자’로 바뀌었다.

조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윤대진 팀장이 조사를 맡았고,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는 주영환 합수단 2팀장이 캐물었다. 검찰은 구속수감중인 임 회장과 김 회장을 각각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이 전 의원과의 대질 조사에 대비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이 전 의원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이 전 의원은 대체로 금품수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돈 받은 사실 자체,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지휘부와 수사팀 관계자들은 대검 중수부장실, 수사기획관실 등 세 곳에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사 내용을 지켜보다 메신저를 통해 추궁할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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